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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07. 2015

여행과 관광

철드는 이야기 #1

'관광'은 '눈'에 담고

'여행'은 '마음'에 담는다.



"저번 휴가 때 해외여행 갔아왔다며?"

"응, 괜히 해외여행,  해외여행하는 게 아니더라. 좋던데."

"좋았겠다. 사진은 많이 찍었어? 좀 보여줘 봐."


"지금 도착하시는 곳은 어쩌고,  저쩌고,..."

"거, 가이드 양반. 그런 설명은 됐고, 사진은 어디서 찍으면 잘 나오는지나 알려주쇼."

"그럼, 남는 건  사진뿐인데. 이제 도착한 것 같으니까 카메라나 꺼내라고"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곳에 가게되면 많은 이들이 '여기는 이제 봤고, 딴 데 또 보자.' '하나라도 더 보려면 빨리 돌아다녀야지.'라고 한다. 그 낯선 곳을 '눈'에 담았으니 다른 곳을 더 보려는 것이다. 

그것은 관광이다. 여행이 아니다. 

여행은 그 장소가 어디가 되었건 그 곳에서 무언가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가는 것이다. 생각하며 깊이 있게 보는 것이 아니라 눈에만 담고 그냥 가다 보니 나중에 잊으면 다시 보려 사진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다.

어딘가에 여행을 가면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 사람들도 사진을 많이 찍는다. 그리고 어딘가에 다녀오면 사진을 보며 다시 회상하곤 한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새 목적이 사진 찍는 것에 더 맞춰진 것은 아닌지 겸허히 돌아보게 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구경하고 즐기는 것에 사진이 추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그 곳에 가고, 사진을 찍으면 그 곳에 간 목적을 다 한 것인 양 오해하기 쉽다. 그렇게 찍은 사진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는 용도의 '증거사진' 밖에 되지 않는다.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끼리의 추억은 사진 속에 모두 담길 수 없다. 사진은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줄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보다는 마음속에 오래 간직할 추억을 새길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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