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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08. 2015

집안일

철드는 이야기 #2

집안일은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도와준다는 말에는 이미

‘나의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딴 건 몰라도 청소랑 애 씻기는 건 남편이 꼭 도와줘야 해. 여자 혼자 하기 정말 힘들어."

"요즘 젊은 부부들은 예전 하고 달라서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니까 좋겠어."

"우리 남편은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손하나 까딱 안 해요. 남들은 많이 도와준다는데, 우리 남편도 집안일 조금만 도와주면 좋겠어요."


결혼은 혼자 했나? 아니다 둘이 같이 한 거다. 

이 집에 혼자 살고 있나? 아니다 가족이 함께 산다. 

설거지를 못할 정도로 몸을 가누기 어려운가? 빨래를 개서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가? 뭐, 그렇다면 할 수 없다. 그렇게 바쁘고 몸이 안 좋다면 어쩔 수 없이 못한다.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안 하는 것이다. 

'도와달라'라는 말에는 이미 '내 일은 아니지만 나의 좋은 호의로 너의 일을 대신해준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다. 즉, 집안일도 도와달라, 도와준다라고 표현하면  그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일인데 내가 마음이 너무나 넓어 일정 부분 대신해준다'는 의미가 되어버린다. 

집안일은 여자만 해야 한다고 법에 정해져 있나? 남자가 하면 처벌받나? 

함께 가정을 꾸리고 같이 생활하는 곳에서 꼭 해야만 하는 일에 내 일 니 일이 어딨는가? 그냥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이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남편이 많이 바쁘고 힘들면 아내가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내가 많이 바쁘고 힘들면 남편이 더 많이 할 수 있는 것이지 내 일, 니 일 정해놓고 지내면 좀 삭막하지 않을까? 밖에서도 충분히 계산적으로 살고 있는데 집안에서 만큼은 그러지 말자. 결혼할 때 좋은 옷 입고 사람들 불러놓고 밥 먹으면서 다짐했지 않은가? 

'평생 당신을 위해 살 것이며 늘 아끼고 사랑하겠노라'고. 그 서약만 잘 지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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