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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뷰 Jan 27. 2021

서학 개미의 활약과 기대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으로 대박을 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주식을 너도 나도 산다고 떠들썩하더니 보유 가치가 새해 들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는 1억 4천만 달러였는데, 1년 남짓 만에 보유 주식금액이 73배 급증했다. 도중에 매수한 경우도 있지만 이미 사둔 테슬라 주식의 가치가 급등한 덕분이다. 


동학 개미들이 코로나 사태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하자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해 큰 이익을 냈다고 하나 테슬라를 산 서학 개미들의 수익에는 약과다.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애플, 아마존, 엔디비아, 마이크로 소프트 등 미국의 우량주를 산 개인투자자들도 많다. 이들 종목 중 일부는 1월 중 조정을 받아 다소 내려가기는 했으나 지난해부터 서학 개미들이 저가에 매집한 종목이어서 수익이 상당할 것이다. 


자료: SBS biz뉴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 역사에서 이렇게 많이 달러를 벌고 있는 전례는 없다. 테슬라 보유가치가 100억 달러라고 하니 1970년대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전 국민이  총력을 기울였던 생각이 난다. 가발, 섬유, 신발 등 공산품으로 100억 달러 수출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던가. 이제는 제조업뿐 아니라 해외투자로 외화를 버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다.  


서학 개미들의 해외 보유 자산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국부는 그만큼 늘어난다. 순대외자산이 바닥이 나 당한 것이 외환 위기였다. 서학 개미들의 활약에 따른 성과가 커지면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 능력은 커질 수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과 파생시장에서 돈을 쓸어 담고 있다고 한탄하는 시대는 지났다. 해외증시에서 더 많이 벌어오면 된다. 일본 경제의 체질이 약화되기는 했으나 아직 잘 버티고 있는 이유가 있다. 일명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판 서학 개미들이 해외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두어 본국 송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봉 차트


그래서 서학 개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20, 30대 서학 개미들은 해외주식 공부를 많이 하고 타이밍을 잘 잡는 데 있어 선배들보다 나은 것 같다.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앞으로 상당한 조정이 올 수도 있다. 조정국면에서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경험을 쌓으면 투자 실력이 배가되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서학 개미들이 해외 주식에 많이 투자하면 원화 강세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내의 달러를 해외로 많이 퍼내면 달러 공급을 줄여줘 달러 약세에 의한 환율 하락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로 수출하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환율까지 애먹이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원화 환율 모니터링에 맞서 환율 하락을 막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학 개미들이 일정 기여를 하는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큰돈을 번 동학 개미들이 많다고 하나 주가가 많이 올라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내외 주식의 비율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데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서학 개미들은 이것을 수년 전부터 실천한 선각자들이다.


요즘 동학 개미들을 보면 소극적이고 안주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없지 않다. 3월 16일로 끝나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 달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떨어질만한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낮은 가격에서 매수해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공매도에 대해 지나치게 겁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정부에게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쉽게 돈 벌게 해 달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서학 개미들이 활약하는 외국 증시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풀린 지 오래다. 해외증시에 투자해서 글로벌 기준에 맞게  당당하게 수익을 거두려는 자세는 얼마나 믿음직스러운가. 서학 개미들의 기개와 성과를 보면 장보고가 생각난다. 통일신라시대에 동아시아 해양을 호령하며 국제 무역을 한 장보고의 진취적 기상을 서학 개미들이 되찾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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