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들은 Press Conference를 진행하는가

Press Conference


출처: Naver 주가

1월 초, 글로벌 테크 전시회 CES가 끝난 이후 한 완성차 기업의 주가가 눈에 띄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CES 현장 Press Conference 무대에서 공개된 것은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AI와 로보틱스를 바라보는 기업의 명확한 비전이었다. 이 장면은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기업들은 신기술을 공개할 때 굳이 Press Conference라는 형식을 선택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들이 왜 CES와 같은 글로벌 무대를 Press Conference의 장소로 선택하는지, 그리고 그 자리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을만큼 성공적이었던 이번 Press Conference 발표 스크립트 준비를 맡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왜 미디어와 Press를 한자리에 모아 이러한 발표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CES Press Conference가 가지는 의미

먼저 글로벌 Press Conference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하고 넘어가보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테크 전시회 CES는 AI, IoT, 자율주행, 로보틱스, 헬스케어 등 미래 기술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미래 기술의 방향성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선언되는 무대’에 가깝다.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 전시회에서 별도의 Media Day 혹은 Press Conference를 열어 신기술과 비전을 발표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자리가 더 이상 ‘기술 설명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CES라는 플랫폼 위에서 Press Conference는 기술을 소개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의 관점을 정의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기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무대에서는 무엇을 얼마나 자세히 설명하느냐보다, 어떤 관점과 메시지를 남기느냐가 훨씬 중요해진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Press Conference는 기술자의 무대가 아니라 전략가의 언어가 필요한 무대가 된다.


2. 커뮤니케이션 전략가가 Press Conference 스크립트를 맡는 이유

Press Conference의 스크립트 작업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이 자리는 기술자가 아니라, 전략가의 언어로 설명되어야 할까?”

그에 대한 답은 명확했다. 오늘날 신기술은 더 이상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글로벌 테크 이벤트에서는 수천 개의 기술이 동시에 발표되고, 모든 기술은 발표되는 순간부터 비교 대상이 되며, 숫자와 스펙만으로는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 환경에서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설명하는 것 뿐 아니라, 기술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질문도 바뀐다. '이 기술은 무엇인가'에서 '이 기술은 왜 존재하는가'로 말이다. 브랜드/마케팅 전략가의 역할은 Press Conference에서 바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존재한다.


3. Press Conference의 진짜 오디언스 타깃은 ‘현장 이후’에 있다.

Press Conference의 관객은 현장에 앉아 있는 기자들만이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타깃은 그 이후에 존재한다.

출처: Communication Theory

이 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론이 바로 Two-Step Flow of Communication(이단계 흐름 이론)이다. 라자스펠트와 카츠가 제시한 이 이론은, 정보가 미디어에서 대중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Opinion Leader(의견 선도자)에게 전달된 후 그들의 해석과 재구성을 거쳐 대중에게 확산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Press Conference는 ‘무엇을 얼마나 자세히 설명했는가’보다 기자가 어떤 문장을 들고 나가게 만드는가가 훨씬 중요하다.결국 이 자리에서 설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기사 제목으로 남을 한 문장

브랜드가 신기술을 대하는 태도를 드러내는 관점

SNS와 유튜브에서 잘려 나가 공유될 10초짜리 클립

즉, Press Conference는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미디어를 거쳐 재해석되고 증폭될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4. 그렇다면, Press Conference에서 전략가는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① 브랜드 철학에 기반한 비전의 명확화 (Brand Vision)

신기술은 항상 브랜드 철학 위에 놓여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 기술을 한다’는 연결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브랜드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은, 수많은 기술 중 왜 이 기술을 선택했고,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이를 테면, 같은 기술이라도 어떤 브랜드는 ‘효율’의 문제로 접근하고 어떤 브랜드는 ‘사람의 삶’의 문제로 접근한다. 이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 기술이 브랜드의 어떤 신념과 맞닿아 있는지, 이 기술을 통해 브랜드가 어떤 미래상을 그리고 있는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② 기술 차별점이 아닌, 브랜드만의 고객 가치 제시 (Value Proposition)

기술은 누구나 따라올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는 브랜드마다 다르다. Press Conference는 이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는 자리다. 그래서 전략가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

이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가 (X) -> 이 기술이 고객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O).


③ 미디어가 ‘그대로 쓰고 싶어지는 문장’을 만드는 것 (Our Brand's Key message/ Keyword)

Press Conference의 성패는 기사의 양이 아니라, 기사 제목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기획 초기부터 “이 브랜드는 또 하나의 멋진 기술을 보여줬다”가 아니라, “이 브랜드는 이 기술을 이런 관점으로 정의했다” 라는 문장이 남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자가 복잡한 설명 없이도 그대로 인용하고 싶어지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압축한 키워드를 제공해야 한다. Press Conference는 결국 브랜딩/마케팅 전략가의 관점에서 보면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브랜드의 언어를 시장에 남기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설계된 Press Conference는 전략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Opinion Leader를 통해 자연스럽게 재구성되고 기사화(PR)된다. 그리고 이는 곳 대중들에게 전달되어 Viral이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그 끝에는 우리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중들이 공감했을 때, 다양한 파급효과들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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