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경험이란 대체 무엇인가 ?

고객경험 (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이하 CX)’이라는 단어는 요즘 마케팅에서 너무나 흔하게 쓰인다.

오프라인(BTL)에서도, 온라인(ATL)에서도 등장하고, B2C 기업마다 CX 조직도 하나쯤은 갖추고 있다.
그런데 막상 “CX 부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라고 물으면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CX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개념이 마케팅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되었는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CX를 가장 쉽게 설명해주는 관점: 경제적 가치의 진화

CX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다. 바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혁명』의 저자, B. 조지프 파인(B. Joseph Pine II) 교수가 설명하는 경제 가치의 진화다. 그는 인류의 소비와 경제적 가치가 다음과 같은 단계로 발전해왔다고 설명한다.


1) 원자재(Commodity): 최초의 경제적 가치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원자재였다. 광물, 농산물, 동식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상품(Goods): 원자재를 가공해 사용 가능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내며 산업사회가 시작된다. 원자재는 상품을 위한 재료가 된다.

3) 서비스(Service): 상품이 보편화되며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상품을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설치, 배송, 유지·보수 같은 서비스가 경쟁력이 된다.

4) 경험(Experience): 서비스마저도 당연한 것이 된 시대. 이제 고객은 ‘편리함’을 넘어 의미 있는 경험을 원한다.

image.png 출처:『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혁명, B. 조지프 파인(B. Joseph Pine II)

한때 서비스는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였지만, 지금은 배달, 필터 교체, A/S처럼 너무도 익숙한 기본 조건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서비스조차 개인화되고, 고객의 맥락에 맞게 설계된 하나의 ‘경험’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경험은 ‘기능’이 아니라 ‘의미’다.

책에서 나왔던 예시를 인용해보자. 내가 정수기를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필터 교체가 편해서”가 아니라,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우리 가족이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해준다”*는 의미라면 어떨까?
그 의미에 맞게 정수기는 우리 가족이 하루에 얼마나 물을 마셨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 지난달보다 2리터 더 마시면 가족 미션을 달성하게 하고 -> 그 보상으로 미네랄 필터 교체 리워드를 제공한다.

이처럼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밀접한 삶과 맥락으로 연결될 때, 고객에게는 잊히지 않는 경험으로 남는다.

바로 이 ‘경험’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2. 또 다른 관점에서 보는 CX: BX와 UX 사이의 영역.

CX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은 글로벌 광고·마케팅 에이전시 Wunderman Thompson의 정의다.
이들은 CX를 다음과 같이 위치시킨다.

출처: Wunderman Thompson

CX는 UX보다 크고, BX보다는 작은 개념이다.


1) Brand Experience (BX)

사람들은 광고, 제품, 로고, 콘텐츠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브랜드를 인지한다. “이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라는 인식이 형성되는 모든 과정이 브랜드 경험이다.

2) Customer Experience (CX)

브랜드에 관심이 생기고, 그 브랜드의 제품이 나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CX가 시작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차량을 [비교·선택하는 단계 -> 주문 과정 -> 실제 운전 경험-> 고장 시 사후관리]까지 이 모든 접점이 고객경험이다. 이 경험이 일관되고 긍정적일수록, 결국 브랜드 경험(BX)을 다시 강화하게 된다. 옴니채널 환경에서 이러한 경험이 단절 없이(seamless) 이어질 때, 고객은 브랜드에 강한 동질감과 충성도를 느끼게 된다.

3) User Experience (UX)

UX는 CX보다 훨씬 좁은 영역에서 작동한다. 여러 채널 중 특정 플랫폼 안에서의 사용성에 집중한다.

유저의 의도, 기능 간의 인터랙션, 버튼 하나의 위치와 터치감까지— 아주 미세한 편의성을 설계하는 것이 UX의 역할이다.


3. 그렇다면 왜 CX가 오프라인에서도 쓰이고 온라인에서도 쓰이는 것일까 ?

그 이유는 CX(Customer Experiences) 가 디지털 시대 이후 고객의 구매여정(Customer Decision Journey)안에서 고객들을 매우 다양한 접점에서 만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디지털화가 된 시대에서는 고객경험이라는 용어가 다 혼용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한번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인스타 그램을 넘기다가 팔로우 하는 인플루언서가 차를 샀는데 너무 유용하게 차를 쓰고 있는 협찬 릴스를 보게 되었다. 다음날 당신은 해당 차량 매장을 지나가는데 그 차가 딱 멋있게 전시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궁금했던 당신은 매장안에 들어간다. 그 순간 차량을 직접 주행해 볼 수 있는 경험 뿐아니라, 매장안에서 너무 신나는 게임까지 즐기고 와서 다녀온 후 기억에 오래 남았다. 시간이 지나고 도저히 지옥철을 못견디던 당신은 차를 사야겠다고 결국 결정을 할 때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처럼 고객경험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오프라인 매장 공간에서, 매장 디자인과 직원의 응대에서 모두 동시에 형성된다. 그 경험들이 집합되어 차량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이러한 고객경험은 어떻게 성과를 측정하는지, 그리고 마케팅 부서는 어떻게 평가 받는지 KPI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자동차 백과사전] 자동차의 심장, Power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