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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규 Jan 06. 2019

도전과 응전의, 마켓컬리

승부의 타이밍에 직면했다

그동안 마켓컬리의 패턴은 꼭 분석하고 정리해서 내 에버노트칸에 저장해두고 있어야지 생각만하다가 이번에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가동했고 어느날 저는 집에서 로켓프레시를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사업을 위한 패턴과 리소스를 확보해두기 위해서라도 전략적 포인트에 대해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켓컬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는 쿠팡의 로켓프레시, 오프라인에서는 이마트 PK마켓을 상대로 싸워야하고 유의미한 차별화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래전 배달의 민족이 여러 사업체의 파상공세에 맞서 싸워 이기고 지금의 위치에 올라선것처럼 지금 마켓컬리가 그런 입장인듯 느껴집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막연하게 머리속에서 생각만 하는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항상 구체적으로 상황과 조건들을 정리하고 머리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1. 도전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력한 경쟁자들

컬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 경쟁자들이 들어왔다

그동안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시장의 온라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도한 혁신 스타트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마켓컬리외에도 배민프레시, 헬로네이처가 비슷한 방법론을 들고 들어갔지만 뛰어난 MD역량이 돋보이는 구성과 하이엔드시장을 타게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켓컬리의 퍼포먼스가 눈에 더 들어오는것 같습니다. 


이제 마켓컬리는 이마트의 PK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의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기존의 대형마트들이 성장부진에 직면하게 되면서 활로를 식선식품에서 찾고자 도전해오는 것입니다. 컬리가 그동안 잘했던 것이 고객지향적인 관점과 MD능력이었는데 이걸 더 잘하는 업체가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 이미지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할 것입니다. PK마켓은 매번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한국마트의 수준을 한단계 바꿔놓은듯한 퀄리티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논란의 쿠팡이 드디어 로켓프레시를 가동했습니다. 로켓와우, 쿠팡플렉스 등에 이어 로켓프레시의 출범으로 이제 신선식품 배송을 본격적으로 시동걸고 있습니다. 물론 쿠팡의 상품라인은 컬리와 다르고 평이한 수준의 구성을 가져가곤 있지만 이미 실속형 스타일의 일부 소비자들은 쿠팡으로 갈아탔을 것이고 언제까지 쿠팡에 이런 상품들만 유통되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동안 마켓컬리하면 함께 검색되는 데이터 기반의 운영등은 사실 쿠팡이 압도적으로 더 잘하는 영역입니다.

커머스 시장을 시작하는 창업자들이 있으면 늘 들어오는 코멘트. 대기업이나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가 따라하면 어떻게 할 거에요라는 이야기. 그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공룡들이 신선식품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성장하던 스타트업중 이러한 움직임에 맞서서 카카오나 배민은 살아남았고 패스트캠퍼스는 에스티유니타스에 밀린 느낌이 없지않으며 어떤 스타트업들은 그전에 대기업에 매각하거나 혹은 사라졌습니다. 



2. 응전 : 장보기를. 새롭게. 퀄리티있게

느낌적인 느낌은 좋은데 음

마켓컬리가 언제부터 이런 메시지를 갖고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보기를. 새롭게. 퀄리티있게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일의 장보기, 마켓컬리. 뭔가 마켓컬리의 정체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단어와 문장입니다. 퀄리티있는 장보기, 그래서 컬리다. 샛별배송, 콜드체인, 상품위원회에 이르기까지. 패션업계에서 아이템을 소개할때 상품라인을 배치하는 형태로 식재료를 배치하고 그 이미지를 백단으로 구성한 슬라이드가 컬리의 소개를 대신합니다. 이 하나의 문장과 이미지를 배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왔을지 디테일이 느껴집니다.



마켓컬리는 상품의 구성이 좋습니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확실하게 맞추어줄 수 있는 퀄리티를 제공합니다. 또한 나아가 개별상품의 상세페이지에서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에 완벽하게 Fit한 스토리텔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XX는 YY한 귀한 품종입니다'와 같은 썰입니다. 


본래 온라인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는 좋은 상품들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프리미엄 온라인 마켓을 이끌어낸 것은 분명 마켓컬리의 업적입니다. 시작만 반짝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성장을 달성해오고 있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느낌을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지금까지 간만보면서 마켓컬리가 공들여 시장을 개척하고 고객을 교육하고 사이즈를 측정하던 이들이 신호탄을 터트리며 동시에 치고 들어올때 과연 유의미한 응전을 할 수 있는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상품라인을 잘 갖춰놓는다고 해도 규모적인 관점에서 PK마켓이 하는것만큼 MD를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콜드체인 시스템이 온라인에서는 혁신적인 시도이긴 했지만 기존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새벽에 주문하면 아침에 상품을 받아보는 구조. 이건 참 스타트업이나 할법한 시스템인데 쿠팡이 이것을 건드리기 시작했죠. 제가 개인적으로 마켓컬리의 완전히 FIT한 고객은 아니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마켓컬리에서 파는 상품들 중에 다른곳에서 살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마켓컬리가 지하철 광고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의 이런 구조적인 세팅은 공격적인 광고집행을 위한 마케팅전략의 수립이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과연. 왜 갑자기 이런 변화가 있었나 했더니 대량의 광고비를 집행하기 전단계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왜 지하철에 광고를 집행한 것일까 하는 점이네요. 



3. 해답은 마켓컬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듯

나라면 브랜드저널리즘을 활용해 제대로 맞서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해답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지 아닌지로 귀결될 것입니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고 하는 방식은 너무 광범위해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양상이 변화하게 됩니다. 저는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 브랜드저널리즘을 도입하는 것이 하나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마켓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떡잎이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뭔가 공들여서 기록한 상세페이지


마켓컬리의 경우 지금의 상황에서도 이미 많은 양의 정보를 가공하여 '마켓컬리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잘 풀어내는 퍼포먼스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른 서비스들 가운데 이정도로 기준을 정리하고 가이드를 제시하는 업체를 보지 못한것 같으니까요. 그러나 이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이 단위에서 좀 더 많은 시도가 이루어져야 하고, 좀 더 많은 콘텐츠가 배치되어 브랜드저널리즘적인 측면에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뱅크샐러드가 하는 것처럼 SEO를 고려하여 온라인에 광범위하게 뿌려놓고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야놀자처럼 대량의 자금을 투입하여 카테고리 전환을 목표로 일단 박아넣고보는 방식도 아닙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겠지만 기존 마켓컬리의 영역에서 돋보이는 것이 스토리텔링인만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고객접점을 만들어본다면 어떠할까 생각이 듭니다. 


쿠팡과 이마트가 아무리 구조를 세팅해서 치고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혼을 담은 스토리텔링과 브랜드저널리즘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니까요. 앞으로 마케터의 미래와 관련하여 데이터다 뭐다 말이 많은데 저는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이야 말로 미래의 마케팅을 리드하는 하나의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1인분 마케터 채널을 연재하고 있는 임서원입니다. 강의 관련 문의는 브런치를 통해 문의해주시거나 제 메일로 주시면 답장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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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어스의 이사로 성균관대학교 등에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비창업단계에서 초기기업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GTM(GoToMarket)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리테일어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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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창업기업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강의 및 콘텐츠는 스타트업 마케팅전략, 스타트업 스토리텔링, 디지털 리터러시 등입니다. 개별적으로 제게 강의를 의뢰하시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담당자분들이 확인할 수 있는 상세사항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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