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고 있다는 착각

by 박현수

무지로 인해 길을 헤매는 경우는 없다. 그저 안다고 믿기 때문에 길을 잃을 뿐이다. -장자크 루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소통이 잘 되어야 해결이 쉽습니다. 해결이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더 복잡하게 꼬이지는 않지요. 문제는 소통입니다. 이 소통을 가로막는 것은 '모든 것을 내가 다 안다.'라는 착각에서 비롯됩니다. 물어보면 될 텐데 물어보지 않아요. 물어보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저 알고 있는 사실 만으로 혼자 꿰어 맞추어 결론지어 버립니다.

'안 봐도 비디오지!', '틀림없어!'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그저 일부에 불과할 텐데, 나는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치부하고 결론지어 버립니다. 나의 뇌는 빨리 결론짓고, 다른 더 급하고 중한 일에 몰두하려는 특성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서두른 결론은 영락없이 서툴고 오류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했는데, 다른 기억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진짜 서로 다르게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제각각 제 경험에 근거하여, 자신만의 생각으로 결론짓고요. 기억해 버립니다. 신기하게도 나에게는 너무 생생한 기억이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하찮은 일이기도 하고요. 내가 하찮게 여긴 어떤 일을, 정말 일생일대의 중대한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어요. 정말 백인백색입니다.


지레짐작과 예단은 그래서 늘 잘못된 결론이기 십상이에요.


나 이외의 누군가에게 꼭 이러이러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퍽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가능하면 전혀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는 누군가가 더욱 좋았어요. 내가 교사라면 교사가 아닌 학부모 지인에게 물어본다든지, 남편에게 물어보면 어김없이 다른 입장입니다. 다른 조언을 해요. 그 조언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분명 참고해야 일을 그르치지 않음을 경험으로 압니다.


가족과 오히려 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가족에게 내가 아는 너는 이럴 리 없어라고 단정 지은 것이 그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냈기에 다 안다고 예단해 버리기 때문이지요.


무지로 인해 길을 헤매는 경우는 없다. 그저 안다고 믿기 때문에 길을 잃을 뿐이다. -장 자크 루소 "


내가 아는 것은 아주 극히 일부에 불과함을 고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