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솔 Jan 05. 2022

당신의 취향이 소중한 분홍빛 세상

검은 롱패딩 사이 핑크로 당당히 발 딛고 싶은 당신에게


뿌롱삥꾸 샤랑샤룽 뿅! 지금부터 당신의 세계는 온통 핑크빛으로 변할 겁니다. 왜냐하면 취향과 취미가 핑크인, 핑크 덕후의 브런치에 입장하셨기 때문이죠.


핑크 농도가 아주 짙을 것으로 예상되니 분홍으로 마음 가득 채울 준비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는 분홍과 함께한 지 어느덧 열여덟 해로, 분홍이 저인지 제가 분홍인지 가끔 헷갈리는 스물다섯 분홍 사람입니다.


핑크색보다 오래, 그리고 깊게 삶에 스며든 것은 떠올려봐도 딱히 없습니다. 지나온 세월만큼 작은 공간과 물건들은 대부분 핑크색으로 채워져 있고, 밖에 나갈 때도 꼭 분홍색을 한 꼬집씩은 챙기곤 합니다. 또 우연히 길을 걷다 분홍빛을 만나면 기뻐하기도 하죠.


분홍은 제게 그처럼 일상을 사랑스러운 빛으로 채워준 행복의 색이자 소중한 소꿉친구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분홍이라 하면, 흔히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치한 색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거치면 더는 좋아해선 안 된다고 단정 지어지는 것 중 단연 일등이지요.


실제로도 여아 장난감이나 옷에선 제일 흔한 색이지만 최근까지 어른의 물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색이었듯이요.


그래서 평생 뜻하지 않은 시선과 따가운 말들을 들어 왔습니다. 핑크색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눈에 띈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생각해보면 다들 검은 롱 패딩을 입고 튀지 않으려 하는 우리나라에서 나의 모습이 야광별 하나처럼 튀는 일이니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더 등을 꼿꼿이 펴고 핑크 롱 패딩에 핑크 털모자를 씩씩하게 입고 나가긴 했지만 한편으로 마음 한구석엔 왠지 모를 창피함도 있었습니다.


단지 취향일 뿐인데 그걸 드러내는데 왜 용기를 가져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을까요. 그런데도 분홍은 제게 어떤 의미였길래 이토록 오래 사랑하며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곰곰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에세이는 분홍에 대한 예찬이자 저의 이야기면서 분홍색을 사랑하는 이들이 한 번쯤 겪어 본 일들일 겁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세상의 시선에 묻히거나 가라앉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드러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픈 이야기일 것입니다.


 저는 분홍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밖에서 수없이 흔들리는 일을 겪어도 금세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랑과 정성을 쏟는 덕분에 오히려 제게 그 마음이 찰랑찰랑 채워지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이들은 핑크색을 보면 저를 떠올려줬고, 가끔은 그들에게도 분홍이 따뜻함과 평화를 가져다줬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또한 이 핑크빛 세상을 여행하신 후엔 마음에 분홍색처럼 화사하고 찬란한 여운이 남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취향과 취미가 독자님께도 함께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마땅히 없다면 일상에 한 꼬집이라도 핑크를 들이시기를!)


핑크빛 사랑을 보내요~


매거진의 이전글 분홍색은 말이 없으니, 당신을 통해 말하고 들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