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있는 나를 들여다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하다. 나는 한 번도 미래를 살아본 적이 없다. 미래는 예고하지 않은 어떠한 일들도 내게 가져다줄 수 있다.
특별히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아픔과 죽음, 그로 인한 상실감과 고통, 슬픔. 나는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올까 봐 어떤 때는 마음속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 온다. 나의 두려움의 실체는 충분히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모든 사람은 죽을 것이기에. 단지 그들이 언제 죽을지 나는 모른다. 이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또 언젠가 나도 죽는다.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하기 전에 내가 먼저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어느 것이 먼저 올지, 어떠한 형태로 올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단지 어떠한 모습으로든 다가온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나의 삶을 내가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주체자로서 살아왔던 것과 충돌한다. 단지 일어나는 일들에 내 삶의 희비를 맡길 수밖에 없는 수동성. 사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이 모든 수동적인 삶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 있다. 나는 내 삶의 주체자로서 모든 일을 결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아온 듯 보인다. 그러나 미래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나는 그저 수동적인 인간일 뿐이다.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열릴 미래는 사실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여러 가지 갈림길에 서서 한길을 선택한 후에 열리는 삶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여기까지 살아왔을 뿐, 나는 삶의 주체자라고 하기엔 수동적인 순간이 너무 많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던 매 순간마다 선택이란 주체적 결정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고 선택 후에 만나게 되는 미래는 내 예상을 뒤엎을 수도 있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인생의 크나큰 결정들을 해가며 만난 일들은 나를, 그리고 아직은 내 주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인생에서 마지막이란 것이 뉴스에서 보듯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나 보다. 매일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하다 보면 그것이 바로 내 앞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것 같은 착각을 할 때가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해 깊은 두려움에 빠져 내가 아직 살아있고 아직도 내가 해야 할 이들이 산적한데 두려움에 넋이 나가 한참을 내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 인생에서 맞이할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죽음들. 그것은 어떤 순간에 나에게 갑작스레 올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하자. 그러나.. 그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아직도 나와 그 삶의 자리에서 맞부딪히는 이들과 함께. 그리고... 언젠가 나와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또 그들의 죽음 이후의 삶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겠지. 너무 큰 두려움에 젖어 오늘 걸아가야 할 나의 삶을 주저하지 말기로 하자. 오늘도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