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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백 Oct 17. 2021

뮤지컬: 라 레볼뤼시옹



라 레볼뤼시옹

2021.05.18 ~ 2021.08.01

대학로 자유극장






관람 전

대학로에는 좌석이 불편하기로 소문난 극장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 자유극장이다.

평지를 방불케 하는 좌석 간 높낮이, 딱딱한 의자......

그럼에도 위 캐스팅의 노래가 이 불편함을 감수할 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한 번 보러 왔다.




뮤지컬을 1회 이상 관람하면 찍어주는 도장판!

보통 여러 번 관람하지는 않는 편이라 잘 찍지 않는데, 라 레볼뤼시옹의 도장판은 만듦새가 좋아 기념 삼아 하나 찍어서 보관하기로 했다. 매 회 관람 시마다 극 중 내용과 관련 있는 대사를 한 줄씩 찍어준다.

 




관람 후기


장르가 아마도... 락 뮤지컬?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꽤 그런 성향이 있다는 기분. 리드미컬한 드럼과... 밴드에서 잦게 들을 수 있는 일렉기타가 들려와서 살짝 당황했다. 그도 그런 것이 이 뮤지컬의 배경은 현대가 아니니까... 마이너스 요소까지는 아니었는데, 이 쪽이 취향이 아니라면 당황스러울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


갑신정변 때를 살아가는, 서도와 원표, 홍규 세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개화를 꿈꾸지만 자격 있는 상한에게만 기회가 열려야 한다는 엘리트 출신의 원표, 상한 출신이며 원표의 동료이지만 그의 사상에는 동의하지 않는 홍규와 그 사이에서 중전-개화파 사이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서도라는 인물까지.



특이하게도 극 중 서도가 들고 나오는 <레옹의 죽음>이라는 책을 통해 극 중 배경이 조선과 프랑스를 반복해서 오가는데(그렇기 때문에 각 배우의 캐스팅 보드에도 조선과 프랑스, 두 시대의 인물 이름이 적혀 있다!), 흥미로운 전개 방식이었지만 그 구성이 쫀쫀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프랑스 배경의 비중이 적었더라면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겠지만, 체감 상 조선과 비율이 반반 정도는 가져갔기 때문에 더더욱 아쉬웠던 지점...

정작 조금 더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은 레옹의 죽음 책 속 인물들이 등장했을 때인지라 왜 굳이 이 둘을... 하나의 뮤지컬로 엮었을까? 하는 의문이 꾸준히 들더라.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 너무 많은 극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이것도 보여주고 싶고, 이것도 보여주고 싶은데 와중에 뮤지컬의 암묵적 룰인 수미 상관도 반복해야 하고 그러나 한 번에 나올 수 있는 배우는 셋 밖에 없고...

 극이 너무 많은걸 욱여넣어서 한 번에 취사할 수 있는 정보가 협소한 나로서는 다소 어리둥절 얼렁뚱땅... 관람하고 나왔다는 기분.


일단 극 중에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갑신정변의 세 인물이 <레옹의 죽음>이라는 책의 어떤 환생?처럼 (혹은 도돌이표처럼) 느껴지도록 의도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프랑스-한국 대포 씬도 그렇고.


뻘하지만 조선 장면 때마다 각 국가를 한자 발음 그대로 부른다는 걸 법국法国때 눈치챘다. 워낙 귀가 좋지 않아서 아라사, 아라사 했을 때 또 내가 못 알아듣고 있구나... 하고 넘기고 있었는데, 뭔가 했더니 俄罗斯인 것 같더라.



뮤지컬 막바지 즈음 짓밟힌 땅에도 봄은 온다, 춥디 추운 러시아까지 쫓겨난 채 봄을 부르짖는... 그 곁에 아마도 죽었을 원표와 홍규가 서 있다는 지점까지도 그리고 이 장면은 아주 의도적으로 프랑스혁명 씬과 유사한 형태를 가져가고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혁명에 참여했던 이름 없던 여인이 죽음을 맞이했지만 여기에서는 서도를 제외한 두 남자가 죽음을 맞이한 형태로 어떤 대칭점을 둔다.


사실 이 장면 자체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원래 셋 나와서 하나 살아가면 대성공인 뮤지컬에서 다 죽여놓고 막판에 죽은 자 산 자 가릴 것 없이 다 나와서 희망찬 노래로 마무리해버리는 건 암묵적 약속인 것 같으니 그러려니 넘긴다...



그렇지만 빨간 깃발 들고 무용하던 장면은 개인적으로 의문 가득한 얼굴로 봤다. 이걸로 정말 뭔가의 감상을 주려면 무용 전공자를 데려와서 풍부한 감정을 담아야 하지 않았을까? 인물도 셋 뿐이고 무대에도 한계가 있는 건 알겠지만 연출로 풀었어야 할 부분이 아니었을까...

혹은 그냥... 배우가 못했던 걸 수도 있고... 이건 다른 캐스팅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얹을 말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 피겨 국대였다는 이준우 배우를 섭외한 건 꽤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뮤지컬은 상영은 비록 지난 7월에 끝났지만, 온라인 중계를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오늘부터 시작이네?


뮤지컬 〈라 레볼뤼시옹〉 온라인 중계
https://mobileticket.interpark.com/goods/21008978?app_tapbar_state=hide


가격: 20,000원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던 온라인 중계인데, 덕분에 오프라인으로 직접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낼 수 있다는 지점은 마음에 든다. (그래도 직접 보러 가는 편이 좋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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