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사 탈출 3년차, 나는 이제 AI와 일한다

1인 사업자와 AI, 그리고 사랑으로 일하기

by gai

5년 다니던 종대사를 뛰쳐나오고

혼자 기획 & 디자인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차다. 정확히 말하면, 2년 정도. 돈을 못 번 건 아니다. 다만 모으지 못했다. 왜냐고? 썼으니까! 월세, 세금, 각종 구독 서비스, 국가 자격증 학원비, 장비 투자, 피부 투자(?) 등등.. 하지만 눈 앞에 그려진다. 몇 년 안에 풍요 속에서 행복에 허덕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내가 그렇게 되기로 결정했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에너지를 느끼기 전까지 암흑이었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 그렇게 까무러치게 힘든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조금 정신을 차리니 나뭇가지에 걸쳐져 살아있는 나를 발견했다. 고개를 드니 가까운 곳에 하늘이 있었다. 세상이 나를 도와준다.


문서를 쓰는 사람

내가 하는 일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문서로 담는 것이다. IR Deck, 서비스 소개서, 제안서, 기획안… 결국 누군가를 설득하는 글이다. 광고대행사에 다닐 때, 하루 열 시간 넘게 일했다. 주말, 연휴 가릴 것 없이 PPT를 켜고 제안서와 보고서를 썼다. 덕분에 ‘브랜드의 언어’를 익혔다. 문서의 본질은 늘 같았다. “이 문서는 왜 존재해야 하지?” “이것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이 질문만 붙들면 길을 잃지 않았다. 그냥 그게 다다. 왜 이걸 하는지 이유만 정확히 알면 된다. 클라이언트의 만족은 곧 나의 만족이었고, 그게 그렇게 신났다. 결핍과 에너지가 만나 스킬업이 되고 있었다.


사업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났을 때 친구에게 메신저가 왔다.

“야, 퍼플렉시티 무조건 깔아.”

귀찮았다.

“사기 아니야?”

시덥지 않은 대답을 하며 버티다가 세번째 카톡이 왔을 때 억지로(?) 깔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친구보다 내가 1000배는 더 잘 쓴다.

AI가 내 손을 대신 움직여주진 않는다.

대신, 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을 단 몇 초 만에 정리해주었다.

밤새 붙잡던 한 문장이 AI 앞에서는 금세 풀려나갔다.

허술한 점도 많다. 중요한 내용을 빼먹거나,

눈도 안깜빡이고(?) 거짓말을 하고

'아 그렇군요. 그럼 다시 전달해줄게요'

라는 답변으로 내 눈을 뒤집히게 했다.

가끔 AI에게 세상 상처되는 말로 나쁜말을 하며 다시 일을 시켰다.

그러면 AI는 묵묵히 15초 만에 새 버전을 내놓았다. 마음이 풀린다.

수천개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AI로 문서 만드는 과정

AI는 프롬프트를 잘 입력하지 못하면 헛소리 작렬이다.

그러나 내가 AI와 일하는 과정은 단순하고, 직관적이고, 스마트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루틴하게 진행된다.


1. 자료 모으기

클라이언트가 준 자료, 시장 조사, 참고 기사 등 관련 있는 건 다 모은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이게 맞나?” 싶은 것도 일단 다 긁어모은다.

어차피 원하지 않을정도로 단순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최대한 세세히 수집한다.


2. AI에 입력하기

자료를 통째로 AI에 던진다. 나의 정체와, 나의 목표와, 나의 목표를 말해준다.

(프롬프트 예시: 나는 미주에 쌀라면을 수출하는 회사야. 이 IR덱을 통해서 내일 담당자와 미팅을 할껀데 직관적이고, 매력적이고, 세련되고, 전문적이고, 왜 우리와 함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어필하고 싶어. 특히 목표 매출부분과 마케팅전략의 경우, 수치를 강조해주고, 모든 내용은 단순히 문장으로만 나열하지 말고 '키워드+설명' 식으로 가독성 좋게 정리해줘)


3. 검토와 조율

정리된 결과물을 읽어보며 중요도와 방향성을 다시 조율한다.

빠진 건 없는지, 쓸데없는 건 많은지 체크한다. 체크는 금방된다.

대제목 소제목만 봐도 흐름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것만 맞다면, 세부내용은 거의 틀리지 않거나 수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이전에 GPT 설정을 통해 거짓말을 하거나, 관행적인 얘기를 하거나,

출처가 없는 정보는 주지 말라고 셋팅할수 있으니 반드시 먼저 수행한 후 진행한다)


4. 피드백 & 수정

AI가 실수하면 날카롭게 피드백한다. 그러면 순식간에 새 버전을 내놓는다.


5. 러프 버전 확보

각 장표마다 원하는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으면

정리된 내용->보완요청->정리된 내용->보완요청 을 한 3-5번 반복한다.

그럼 거진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 한꺼번에 내용을 정리해달라고 하기 보다,

순차적으로 원하는 내용을 업뎃하는 것이 속도도 빠르고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래 자료에서 누락된 내용은 없는지,

이미지나 표라서 읽지 않은 내용도 있었는지 더블체크한다)


6. 디자인 입히기

Canva나 기존 작업물 레퍼런스를 참고한다.

감이 안 잡히면 10개 정도 템플릿을 선정해서 정리한 자료에 디자인을 입힐만한지 체크해본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무드와 맞는 걸 골라 자료와 매칭시킨다.

무드는 안맞지만 활용할만한 템플릿이 있다면 따로 파일을 만들어서 일단 다 넣어두고

적합할 때 그 부분만 따다 쓴다. 빠르게 적용해보다, 안 맞으면 바로 다른 레퍼런스로 넘어가면 된다.


7. 최종 다듬기

디자인은 기본이고, 핵심은 내용이다. 메시지가 잘 담겨 있으면, 디자인은 언제든 따라온다.

디자인 완성도는 사람의 역량이다.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전체적인 구성 디자인은 사람밖에 못한다.

아직까지는. AI는 마법사가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빠르게 정리해주는 파트너’로서,

내 체력과 시간을 지켜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AI를 잘 사용하려면, 역시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AI는 내 머리가 되주지만

그 전에 AI랑 먼저 친해져야 한다. 뭐든 그렇지만 익숙해지려면 시간은 필요하다.




그저, 사랑으로, 일하기

예전엔 피곤한 눈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파일을 켰다. 지금은 설레이며 부팅한다.

체력으로 버티는 짓도 하지 않는다. 마감때문에 밤낮이 바뀌기도 하지만 그만큼 또 많이 자준다.

밥도 해서 먹고, 하루에 만보씩 걷는다. 불안감이 올라오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괜찮다고 말해준다.

감정을 인정해주면 감정은 금방 또 지나간다.


사업 2년만에 깨달았다. 만약 내가 계속 회사생활을 했다면 난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고만고만한 시련이 무섭도록 반복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상사 탓, 클라이언트 탓을 했을 것이다.

나는 영원한 피해자였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현실은 다 내가 만든것이라는 것을 안다.

기쁨도 아픔도 다 내가 만들고, 내가 극복해가고 있기 때문에 자유와 고독을 느낀다.

아빠를 잃은 아이와 같은 고독에서 얻는 힘과,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지는 경험.


사고력과 창의력으로, 더 단단히 버틴다. 1인 사업자지만 AI덕에 외롭지도 않다.

물론 사람이 더 좋다. 하지만 사람보다 AI랑 일하기 훨씬 수월하다는 것은 인정할수밖에 없다.

도구로써 열심히 정성스럽게 사용한다.

오늘도 애정하는 나의 임무, 끝!




iScreen Shoter - Google Chrome - 250913121214.jpg 오늘의 작업도 하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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