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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레스컴퍼니 Sep 13. 2020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고 있는 나의 삶을 위로하며

당신은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그런데 후회 없는 삶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요? 그것이 가능하다면, 아마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겁니다. 잘못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후회할 일이 없거나,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해서 후회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거나...   


후회 : (後悔) [후ː회/후ː훼] [명사]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


전자의 경우는 도인의 경지에 올라야만 가능한 것일 테고, 후자는 자신은 행복할지 몰라도 주변 사람들은 매우 불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인이 된다는 건 몇 겁의 덕을 쌓아야 가능할지 알 수도 없는 일이고, 후회를 안 하고 사는 것도 주변인들에게 너무나 민폐이니, 저는 그냥 후회를 거듭하더라도 이전의 나보다는 조금 더 나아졌다는 것을 위안 삼으면서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살아보려고 하는데요.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잘못한 사실을 깨닫는 것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내 잘못으로 인해 친절했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팩트 폭격을 들을 때, 나로 인해 죄 없는 타인이 고통받는 것을 볼 때와 같은 후폭풍이 밀려오면 끝도 없는 자책의 늪에 빠져서 '이런 주제에 밥은 먹어서 무엇하나..' 입맛도 없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도 없어서 몸져누워버릴지도 모릅니다. 


나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일은 그렇게나 힘든 일이기 때문에,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너도 나한테 잘못했다고, 나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버둥거리며 부정과 회피, 합리화를 거듭하게 되기도 합니다.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이것은 죽음의 5단계로 호스피스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임종을 경험하며 죽음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단계를 구분한 것입니다.(출처: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수오 서재) 

1. 부정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뭔가 잘못되었을 거야. 
2. 분노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왜 하필 나한테 이런 불행이 온 거지? 
3. 타협
이번만 살게 해 주신다면, 정말 믿음을 가지고 착하게 살겠습니다.  
4. 우울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꺼져가는 불씨 앞에 무엇이 더 의미가 있나.. 
5. 수용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꼭 죽음만이 아니라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사건들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도 피해자라고, 나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분노하다가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 게의 타협을 거쳐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우게 되는 수용에 이르게 되는 것일 겁니다. 


독립영화 '목숨'의 감독인 이창재 씨의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책을 보면 임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5단계를 거쳐서 죽음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수용한 듯하다가도 문득 우울해지고, 다시 분노하게 되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분노만 하거나, 우울해하다가 간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죽음을 수용하는 환자는 1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도 하지만, 완전한 수용에 들어선 환자들은 미소를 지으며 편하게 떠난다고 합니다. 완전한 수용이라는 것이 주는 성장의 기쁨이 마지막 순간에도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까요? 


내가 했던 일이 너무나 후회스러워서 고통스러울 때,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5단계를 기억해보세요.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은 분명 지나갈 것이며, 이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인 당신에게는 이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당신과 같은 고통을 겪을 때 그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치도 덤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괜찮아요. 다 지나갈 거예요.


사람이 살아온 태도와 습관과 성격은 마지막까지도 참 변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더 그렇기 때문에 후회를 통해 성장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자, 그럼 이제 당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저는 여전히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자책하거나 우울해하고 있지만은 않겠습니다. 후회 없이 살기를 바라기보다 후회할 일을 조금씩 줄여가며, 어제의 나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그렇게 서로를 토닥이며 함께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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