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냄새에 대하여

바라나시: 인도 여행의 프롤로그

by 게으르니스트


바라나시.


인도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거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 더럽고, 혼잡하고, 부대끼는 도시를 방문한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신성한 강이라는 갠지스에는 언제 버려졌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그 강 한 구석에서는 죽은 이의 타다 남은 몸뚱이가,

마치 황천 건너 저 세상처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검은 강바닥으로 줄을 이어 가라앉고 있었다.


강가를 거세게 날뛰는 황소들 사이로 어지러이 뛰 다니는 삐쩍 마른 개는 언제 장사 지냈는지 모를 시체의 한 쪽 팔뚝을 물고 흐린 눈동자를 번뜩이고 있었다.


죽음의 매캐한 연기가 진동하는 그 강에서는 또,

죽음 너머의 다음 세상을 갈구하며, 산 사람들이 그 더러운 물에 몸을 담그고, 물을 퍼 마시고, 빨래를 하고 있었다.


밤이면 강가에 무수히 모여든 사람들이 목대를 울려 신을 찾고 또 찾으며 결국엔 쓰레기가 될 양초를 강에다 쉴 새 없이 띄워 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은 더럽고, 혼잡하고, 부대끼는 이 곳에 그렇게 무수히 몰려들었고,

그것은 나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깨닫는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에 돌아와 한참이 지난 어느 날 들춰 본 사진이, 앵글조차 고민하지 않고, 그저 렌즈를 들이대고 찍은 이 사진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바로 바라나시였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인도였다는 것을 되새김질한다.


거친 바라나시의 하루를 살아낸 발바닥을 강물에서 정성껏 씻어내는 아낙네.


그것은,

행복의 찰나에 고통이 달려들어 마음을 찢고 도망가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달콤한 행복의 꿀물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냄을 유혹하는, 그 씁쓸하고 끈적대고 때로는 구슬프기까지 한 인간의 생이,


하루를 무사히 견뎌 준 발을 가만가만 어루만지는 아낙네의 손길을 통해, 수많은 생명의 시작과, 궤적과, 종착역이 짙게 녹아있는 갠지스와 만나는 의식이다.


이 조용하고도 일상적인 과정에서는, 아낙네의 사리처럼 짙고 선명한 색깔을 띠는 생명의 냄새가 난다.

바라나시라는, 수많은 인생이 엉겨있는 거대한 덩어리를 움직이는 것은, 종교의 신성함도, 역사의 유구함도 아닌, 지금 이 순간 살아 움직이는 사람의 생명력이라는 조용한 증명인 듯하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바라나시 어느 곳에서든 렌즈가 담은 모습들은 인간의 생 그 자체라서, 고급 카메라가 아니어도, 명민한 사진술이 없이도 특별해 보이고, 소중해 보였던 것은.


그 생의 냄새에 이끌려 온 것인가 보다.

수많은 여행자가, 펄펄 끓는 인도 대륙의 중간까지 꾸역꾸역 순례하듯 모여들었던 것은.




어쭙잖은 사색과 함께 인도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저의 인도 여행은 벌써 6년이나 지난 이야기입니다. 저의 기억이 가물거리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아마 지금 그곳은 꽤나 많이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여행에 쓸 수 있는 최신의 가이드북으로써는 많이 부족하겠습니다만, 인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인도를 여행해야 할 가장 큰 이유인 '다양성'에 대한 느낌은 충분히 전달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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