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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 42. 아이엘츠가 날 우울하게 만든다

지옥의 아이엘츠 스피킹

by 강윤이

2년 전에 이미 Overall 6.5를 받은 성적이 있었다. 나는 당연히 영국 학교 지원은 7월 전에 하니깐 이 성적으로 언컨디셔널 오퍼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대학교를 실제로 입학할 때까지의 유효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시험을 다시 준비했다. 이제와서 후회하는 것은 내가 최소 5월에는 시험을 보면서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도 아직 그만둔 상태가 아니었고, 5월을 기점으로 알츠브로 기출이 바뀌기 때문에(아이엘츠는 분기별로 스피킹 주제가 바뀐다) 6월부터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캠브리지 아이엘츠를 다시 풀면서 리스닝은 6.5가 잘 나오는데 리딩은 점수가 오락가락해서 걱정이 컸다. ChatGPT로 라이팅 첨삭을 하는데 매번 5.5~6.0을 줘서 정말 X됐다 싶었다. 가장 걱저잉 컸던건 스피킹이었다. 스피킹은 파트1이랑 파트2만 어느정도 하면 6.0은 나오는데 주제가 이전에 비해서 방대해졌을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암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파트1은 사실 답변을 다 준비했지만 완벽하게 외우지는 못했고 파트2도 어느정도 아이디어 정리만 한 상태였다. 그렇게 시험을 보러 갔는데 웬걸... 파트2가 아이엘츠 브로에 없던 주제가 나왔다. 파트1도 마찬가지였다. 질문지를 딱 받았는데 당황 그 자체였다. '아니.. 이건 아예 없는 문제잖아..!' 하필이면 주제가 sports team 아니면 sports person이었는데 누구로 해야할지 머릿속이 까마득했고 결국 손흥민으로 어찌어찌 말은 했는데 폭망했다. 진짜 5.5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관이 6.0은 줬다.. 그렇게 후회하고 재시험을 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한 문제가 나왔다. Rule에 관한거였는데 이것도 아이엘츠 브로에 없던 문제였다. 이런 문제는 까다로워서 진짜 미리 준비를 안하면 답변하기가 힘들다. 이제는 아이엘츠 브로 적중률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중국 내에서는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에서는 그정도는 아닌것 같다 ㅠㅠ 정말 그래도 7월 한달을 아이엘츠 스피킹에 다 쏟아부었는데 너무 허무하다.. 심지어 가장 최근에 본거는 그래도 어찌어찌 답변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처참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거라면.. 외국에 조금 살다와서 나보다 스피킹을 잘하는 사람들도 스피킹 점수가 6.5를 받는다는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외국 대학이나 학교를 나왔으면 점수가 높은데 워홀같은 경우는 공부를 좀 해야 하는 것 같다) 난 토종 한국인이고 영어라곤 학원 다니면서 배운게 다다. 결국 이게 나의 한계인건지는 모르겠다. 2년 전에는 스피킹 점수를 6.5를 받긴 했는데 어떻게 내가 6.5를 받은건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에 영어를 안써서 많이 퇴화가 된건지.. 그와중에 리딩은 그대로고 라이팅은 6.5로 그대로 나오긴 했는데 ㅠㅠ 너무 우울하다. 최근에 영어 성적을 받고 나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브리스톨 대학교는 overall 6.5를 요구하는데 하필이면 ecah 6.5를 요구한다. 아니 다른 학교는 보통 overall 6.5면 each 6.0으로 요구하는데 이 학교는 죄다 6.5를 받아오래..;; 그리고 이젠 7월 마지막 주에 접어들어서 더 이상 시험을 보는 것도 어렵다. 스피킹 하나만 재시험을 볼까 했는데 가장 최근이 30일이다. 31일에 성적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아니면 4과목을 다 다시 봐야 하는데 그건 너무 리스크다 크다. 한 과목만 과락나면 다행인데 두 과목이 과락나버리면 30만원이 그냥 날아가기 때문이다.


정말 어제랑 오늘 미친듯이 우울하다. 솔직히 이런 내 심정을 여기다가 털어놓는 것도 쪽팔린다. 하지만.. 유학때문에 아이엘츠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위안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아이엘츠는 최소한의 요건인데 그 정도 영어가지고 어떻게 영국에서 살아남겠냐며 비웃겠지만 말이다. 지금은 완전 너덜너덜해졌다. 아이엘츠 때문에 6월달에는 잠깐 학원까지 다녔는데 학원비도 날아갔고, 스피킹 점수 올리겠다고 화상영어도 결제했는데 이것도 돈 날렸다. 이것도 절대 싸지 않거든.. ㅠㅠ 아이엘츠 시험 2번 봐서 60만원 날아가버렸다. 어제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장학증서를 줬는데 아니 나 영어 최저 조건 못맞췄어..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더럼 가는거였는데!! 브리스톨 버리고 다른 학교는 충분히 갈 수 있다. 이미 아이엘츠 성적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간 아이엘츠를 준비한 이력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퇴보했다고 생각한 영어가 퇴보하지 않은건지는 몰라도 overall 6.5는 쉽게 땄다. 첫 시험에서 바로 나왔다. 이전에 아이엘츠를 준비했을 때는 6.0에서 진짜 안올랐는데 지금은 6.5는 쉽게 나온다. 그리고 여기서 7.0으로 올리는게 또 고비인것 같다. 진짜 아이엘츠에 쏟아 부은 돈만 해도 100만원도 넘는다.


지금에 와서는 이 상황이 정말 답답하고, X됐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냥 브리스톨 버리고 다른 곳이나 가는게 나을지, 아니면 그 학교가 데드라인을 조금이라도 늘려줄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또.. 영어가 이정도 수준이면서 당장 어떻게 수업을 들을건지 막막하다. 진짜로 내년 2월 입학인 호주가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따지고보면 호주 대학교에서 유학생들에게 준다는 장학금이나 브리스톨에서 주는 장학금이나 그돈이 그돈이다. 단지 기간이 좀 호주가 2년이라 고민이 될 뿐이다. 어쩌면,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건가 싶기도 하다. 이러쿵 저러쿵 얘기만 할 뿐 결국 손에 쥔건 없지 않은가. 이 글을 보는 독자들도 이 작가는 간다면서 뭔 맨날 일이 터지고, 결국은 흐지부지 되는건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어떤게 최선일지 모르겠다. 아이엘츠를 한 번이라도 더 보는게 나을지..근데 나는 이미 지쳐서 더 이상 시험을 보고 싶지 않다. 옛날같았으면 오기로 봤을 것 같은데 지금은 체력도 방전이고 멘탈도 다 터져버렸다. 그와중에 영국문화원은 아이엘츠 시험 비용이 32만원으로 올랐다. 나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프리세셔널을 듣는게 좋긴 하다. 나도 이걸 고려했는데 하지 않은 이유는 코스가 몇주 되지도 않은데 비용이 600만원도 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온라인으로 들으면 가서 생활하는 비용은 안들어가는데 기숙사까지 예약잡아서 생활하면 돈 천 만원은 우습게 깨진다고 보면 된다. 그냥 영국은 모든게 "돈"이다.


앞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게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지, 향후 커리어는 어떻게 잡을건지 등.. 깊은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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