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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무삭제판)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문명의 동물들

by 스튜던트 비


거북이는 동물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컴퓨터 전공자로, 동물-인간 언어 GPT를 개발하여 스튜던트 비의 동물들이 공부를 시작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변온 동물인 거북이는 평소에는 무심하고 냉정하지만, 한 번 무언가에 몰두해 피가 끓기 시작하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 일을 해낸다.



어린 시절부터 달리기에 진심이었던 거북이는 여러 동물과 달리기 시합을 많이 했다.1)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버니를 경주에서 이긴 자리에서 "동물들아! 이제 만족하냐!" (Animals! Are you not entertained!) 라고 외치며 관중들을 향해 트로피를 던진 뒤 사라져 버린다. 2)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뒤, AI(Animal Intelligence) 스토리 1부에서 거북이는 다시 버니와 마주치게 된다. 거북이는 자신이 컴퓨터 공부를 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초연해졌다고 말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경쟁심이 있는지 버니를 마주할 때마다 묘하게 날 선 태도를 드러낸다. 3)









버니는 ‘최고의 일곱 마리’ 중 유일하게 예술을 전공한 존재다. 공식적인 전공은 미디어 예술학이지만, 아직 예술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동물 세계에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이나 미디어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룬다. 예술을 대표하는 버니의 이미지는 동물 본부 방송의 대표 로고로 쓰이기도 한다.


인간 세계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화 속 ‘약거나 게으른 토끼’라는 버니의 이미지는 잘못된 편견이다. 실제로 버니는 조용하고 온순하며 예술을 사랑할 뿐, 다른 동물을 속이거나 이기는 데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게으르지도 않다. 한편 버니가 무한정 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AI(Animal Intelligence) 스토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거북이가 자신에게 날 선 태도로 자신을 대하자, 거북이를 경주에서 제대로 밟아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재경기를 제안한다.



1) 당연한 것이, 아기 거북이는 부화하자마자 본능적으로 바다로 뛰어간다.


2) 거북이의 돌발 행동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다. 자꾸 자신을 토끼와 비교하는 것 자체에 환멸을 느꼈다는 설이 있고, 어렵게 버니를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제대로 응원해 주지 않는 동물들에게 분노를 느꼈다는 설도 있다. 참고로, 동물들은 인간과 달리 꾸준함 보다는 타고난 재주를 높게 치는 경향이 있다.


3) 거북이는 버니를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특히 버니의 "내가 안해서 그렇치 조금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태도를 보면 피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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