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nimal Intelligence) 세계관 가이드북 2부
역사편: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일상과 전쟁의 기록
인간의 눈으로 역사를 깊이 공부해 온 사람이라면, 이 책 속 사건들이 뒤죽박죽이거나 오류투성이, 심지어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 여겨 크게 분개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불평하며 책장을 덮고, 다시는 펼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정한다. 이 가이드북은 정확한 기억보다 상상력이 앞서고, 기록보다 구전을 통해 전해진 야생 동물들의 시각에서 그들 자신의 역사를 그려낸 것이다. 그러니 인간이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사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그 내용들이 낯설고 때로는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있다. 야생 동물들에게는 정확히 몇 년도에, 또 어떤 이름을 가진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꾸며낸 이야기이든 전설이든, 그 속에 비친 현재를 읽어내고 그 안에서 더 지혜롭게 살아갈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 그것이 바로 그들이 역사를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