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을을 지키다 희생된 신생대 늑대들, 그들의 후손이 바로 오늘날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개들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맘모스가 살아있을 당시 이미 그 신생대 늑대들을 알고 있었으며, 자신이 아끼던 존재인 인간과 그들이 서로 이해하며 지내기를 진심으로 바랬다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맘모스는 늑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너희는 겉보기엔 사납지만, 속으로는 부담스러울 만큼 충직한 마음을 지니고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내가 보기에 너희와 대척점에 있는 동물이 인간들이니, 그들과 함께라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의 늑대들은 맘모스의 충고를 우습게 여기며 비웃었다. 그러나 세월은 결국 개와 사람이 잘 어울 릴 것 같다는 맘모스의 말을 증명했다. 늑대들 중에서도 사회성이 좋고, 인사 잘하는 후손들이 인간 곁에 남게 되면서, 무시무시했던 늑대는 “어떤 인간이든 맞춰줄 수 있는” 가장 친화력 높은 존재, 개로 변해갔다.
그리고 인간을 다른 동물보다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된 그들은, 먼 미래에 이르러 동물과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때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배신자’라 불렸던 자신들의 낙인을 마침내 벗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