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날아간 180일의 흔적

by easygoing

이하 모두 최신순


그동안 빌려온 책

한국의 능력주의/ 박권일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에바 일루즈

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호텔로열/ 사쿠라기 시노

불쉿 잡/ 데이비드 그레이버

생명 가격표/ 프리드먼, 하워드 스티븐

아무튼, 뜨개/ 서라미

혼자여서 좋은 직업/ 권남희

64/ 요코야마 히데오

부모와 다른 아이들1-2/ 앤드루 솔로몬

있지만 없는 아이들/ 은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불온한 것들의 미학/ 이해완

우리말 어감사전/ 안상순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여자의 말/ 이바라기 노리코

아무튼, 식물/ 임이랑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김성우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해/ 은모든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심너울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천선란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구입한 책

거짓의 조금/ 유진목

식물의 책/ 이소영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적분이 콩나물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 쏭쌤 정담

데이터 자본주의/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토마스 람게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잘 팔리는 시나리오 성공 법칙/ 알렉스 엡스타인

미적분의 쓸모/ 한화택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로개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독일카씨 김강호

단속사회/ 엄기호



어느 순간 그럭저럭 바닥을 쳤다는 느낌을 받았고 무기징역이라 받아들였던 내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하고 싶은 일들과 사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욕망이 쓰나미처럼 밀려들면 '이거 조증 올라오는걸 수 있어.' 하면서 눈을 감았다. 유튜브와 포털 뉴스에 등장하는 코인과 미국 주식 이야기가 자꾸만 머릿속을 침범했다.

마음이 힘들 땐 운동이 최고다.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골프 레슨을 받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이 또다시 마음이 부풀렸다. 악기나 뜨개와는 결이 다른 에너지가 잔인할 만큼 차올랐다.


어느 날 저녁 급작스럽게 당근으로 65만 원짜리 스마트폰을 샀다. 폴더폰 속 유심칩을 손으로 잘라 끼워 넣고

주식과 코인 앱을 깔고 전자지갑도 만들었다. 허둥대며 40만 원을 여기저기 심었는데 3일 만에 10만 원 정도를 잃었다. 그 이후로는 확인을 안 하고 있다. 흥분은 가짜야, 거품이었어. 여기까지. 해가 짧아져서 그래.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약을 늘렸다.


아무리 약을 늘리고 손에 쥐가 나도록 뜨개를 해도 '돈이 필요하다.'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위기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절박함으로 진화했다.


지금 나는 통신판매업 사업자등록증을 받았고 스마트스토어와 전체 공개 블로그도 개설한 상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복용 중인 약 때문에 무엇인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3 시간 안팎으로 제한되어 있어 일이 진행되는 속도가 아주 느리다.


뜨개로 익힌 푸르시오와 엉킨 실 풀기 기술('나에게는 100년의 시간이 있다.'를 남겨두고 머릿속을 모두 비우는 기술)이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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