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사람 사는 이야기
흰 점이 된 별과 야생으로 돌아간 눈의 결정은 기묘한 일을 겪는다.
녹은 여름 한 줌 먹고사는 인간이 되는 경험.
그런 그들의 육체 어딘가에 마음의 형태가 생기자마자 똬리를 튼 이질적인 개체. 그것은 욕심이라 불렸다.
무형의 상태로 마음속 명당에 자리를 잡고
인간 고유의 의지가 행사될 때면 형태를 갖추고 매번 변모했다.
하지만 의식 속에서 욕심이 어떤 모습을 했는지 사람으로서 알 수 없기에 둘은 입을 우물우물하며 느낌이 이러이러하다 했다.
욕심은 기울어진 초승달 같다고 별은 말했다. 눈의 결정은 자신의 욕심이 수증기 같다고 했다.
둘은 서로 자신에게 밀접한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며 욕심의 정체에 대해 설명했지만 누구도 명확히 이해한 사람은 없었다. 해서 다른 이들을 찾아 물어보기로 했다.
먼저 지나가던 한 여성에게 욕심의 정체에 대해 물으니 대답대신 자신의 옷장을 보여주고 옷을 입혔다.
치장을 하고 만난 남성에게 물으니 그는 둘을 시장거리로 데려가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게 했다.
가득 채운 배를 툭툭 치며 걷다 어느 노인에게 물으니 노인은 자신의 집으로 둘을 데려가 아늑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는 들려준다, 욕심 없이 사람 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