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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Jun 18. 2020

교사는 무엇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는가? - 1

교사는 무엇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직업적 안정성과 소위 말하는 워라밸을 비롯한 직업적 장점과 사회적 지위 등은 말 그대로 직업적 장점일 뿐이지 그것을 보고 교사가 열심히 일을 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지는 않는다.


대기업을 다니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나 샐러리맨에게는 본인이 열심히 함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와 힘든 일만큼 비례하는 월급이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월급날마다 꽂히는 돈을 보며 내가 더러워도 월급 때문에 참는다와 같은 표현을 보면 수많은 야근과 힘든 업무에도 경제적 보상이 원동력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교사는 언제나 박봉이기에 일반적으론 급여를 본들 힘이 나지는 않는다. 하는 일에 비하는 수고를 떠나 교사 월급은 박봉이다. 물론 워라밸이라는 장점으로 이 같은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저녁이 있는 삶, 방학의 존재 등. 그러한 장치들로 적은 월급에도 볼멘소리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많이 적기는 적다.) 게다가 몇 년 전 개정된 연금법으로 노후에 대한 보장도 예전보다는 많이 약해졌다. 예전에는 "월급이 적어도 연금이 있으니 공무원이 최고다"라는 말이 있었으나 연금법 개정 후에는 그 조차도 틀린 말이 되었다. 일반 직장인보다 많이 내되 노후에 돌려받는 것은 글쎄..? 라는 의문이 든다. 차라리 연금에 들어가는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든다. 


대체 교사로서 열심히 살기 위한 원동력과 동기부여는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교육 (내가 교사로서 한 일)은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기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보통의 직업적 일은 업무를 수행하면 어떤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이로서 동시에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데, '교육'이란 일은 눈으로 절대로 볼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성장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조차 없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가에 대한 의문이 끝없이 드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이나 자라는 모습을 단기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끝없이 계속된다. 이렇듯 일의 결과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고 장기적으로 아이의 생활 모습을 보며 이 아이가 내 가르침 덕에 그래도 잘 자랐구나,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뿜는 에너지와 선생님을 향한 애정으로 큰 보람을 느낄 수도 있고, 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이런 보람들은 교사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의 보람이란 단기적인 목표 달성으로 얻는 성취감이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인간의 성장을 통해 얻는 감정에 가깝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나의 교육방식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기가 일쑤다.) 


어쨌든 그런 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보람'이라는 것은 대단한 교사 개인에게 정말 큰 성취감으로 느껴지며 어떤 일을 해냈을 때 얻는 성취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뭉클함으로 다가온다. 비록 그 보람이라는 것이 나에게 내면적 뭉클함과 기쁨일 뿐이고, 다른 외적 보상이 일절 없다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 대단한 힘이 되어준다. 한 인간이 나로 인해 잘 자라고 있구나, 잘 자랐구나 하는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거의 부모가 느끼는 그것에 비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나는 그러한 '보람' 외에도 다른 것을 통해 교사로서 힘을 내는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 2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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