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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May 13. 2024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학교와 교육 그리고 교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기억해주길

몇 몇 학부모들과 이야기할때면 종종 뼛속깊은 학교와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을 느끼게 된다. 우리 학부모 세대 40~50대가 다녔던 대한민국 학교는 어떠했는가? 나조차도 초중고 12년을 지나며 폭력과 체벌로 통제되고 관리되었던 시절을 살았다. 그 시절엔 정말 수시로 맞았던 것 같다. 조금만 잘못해도 빠로 빠따를 맞거나 뺨을 맞는게 일상이었으니. 그 당시 내가 무언가 잘못해 체벌을 받을때는 아프다는 신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수치스럽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수치스럽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또한 그 시절 학교나 교사들에 대한 이미지 중 도무지 학교를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기억은 없다. 고등학생이 되어 머리가 좀 커 교사들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을 무렵, 내가 혹은 우리가 존경하던 교사들은 잘 가르친다거나 때리지 않다거나 그런 단순한 기준을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이 선생님이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한다거나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다거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다는 느낌이 들던 그런 분들이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그렇게 느꼈던 분들은 다수가 아니라 소수였던 것 같다. 내가 살던 동네가 그래선지 학교가 그래선지 모르겠으나 어쨌건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나 교육에 대한 신뢰는 없이 살았던게 사실이다. 물론 내가 학생으로서 문제였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환경에서 나름 공부로서 큰 성취를 이루었다는 것이 그 시절 나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차치하고, 그 시절 학교를 다녔던 우리 세대의 학부모들은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가 적다. 교사에 대한 신뢰도 높지가 않은데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지금의 학교가 어떤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전무한데 20여년전 본인들이 학교에 다녔던 경험에 비추어 지금의 학교 교육과 교사들을 불신한다. 이게 지금의 대한민국 교사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큰 어려움이다. 본인들의 노력이나 역량 여하에 따라 기본적인 신뢰를 주고받는 것도 사실 어려운 일인데 이미 불신을 배경으로 깔고 그 여건에서 그것들을 신뢰로 뒤집어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시작점이 0점이 아니라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학부모와 교육 활동에 대한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어렵고 억울한 일인가?


과거 세대나 선배들을 탓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보다 지금의 교사들이 겪는 다른 긍정적인 부분들이나 장점들도 꽤 많을테니 말이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지금 내가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우리 아이들이나 크게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졸업하거나 어른이 되어 '학교'에 대해 추억했을 때 어떻게 학교에 대해 기억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진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대해 좋게 떠올려주길,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고귀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주길 하는 바람을 가진다. 이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이미지를 쌓아가겠지만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게 쌓여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때문에라도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며 살게 된다. 물론 내가 대한민국 교사의 대표는 아니지만 말이다. 적어도 나와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나라는 인간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선생님이 진심으로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아가 어른이 됐을 때 학교라는 곳에 대해 떠올렸을 때, 그리고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떠올렸을 때 조금이라도 애틋한 마음이 들게 되길,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길 진심으로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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