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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 Apr 13. 2022

동네알바, 브랜딩 (2)

네 눈에 띄였음 좋겠어 - 개구리의 탄생

동네알바는 2020년 11월 론칭한 알바 구인구직 서비스예요. 프로필만 등록하면 무려 사장님에게 먼저! 사려 깊은 근무 제안을 받을 수 있답니다. 불안한 마음이 가득한 알바시장에서 사장님과 알바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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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애 첫 브랜딩을 배우다


원티드 업스쿨 : 나세훈 선생님의 브랜드 디자인 클래스


알고리즘의 축복이 이런 것일까요. 점심시간 웹서핑을 하던 제게 원티드의 한 클래스 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마감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나세훈 쌤(당시 카카오페이지 이사님)의 브랜드 디자인 클래스에 부랴부랴 막차를 탔어요. 코로나가 활발해지기 전 시점이라 운 좋게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었어요.



정말이지 처음 보는 브랜드 디자인의 세계에 전율이 피어올랐어요.



업계에서 활발히 정진하고 계신 업계 선배님, '선생님'을 만날 수 있던 너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감으로만 의지하던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중요성, 그래서 결국은 소비자의 결핍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미지로 말하는 법 등등 많은 것을 배웠어요. 작업했던 브랜딩 필름을 보여주실 땐, 디자인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 눈물이 찔끔 나오기도 했어요. 조금 더 일찍 이런 것들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어요.


브랜딩이란 단추로 끓인 수프와 같대요. 우리는 스프린트를 돌며 모듈화 된 기능을 개발하지만 결국 유저는 수프, '하나의 제품'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UX 피라미드의 가장 상위에 있는'Pleasure'의 가능성은 잘 짜인 브랜드 경험의 여백에서 일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 브랜드의 지평은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 그것이 과제였습니다.




2. 쌤, 저는 단추가 있는데요


그냥 사랑해주면 안 될까요?


처음에는 동알이(동네알바의 첫 BI 친구의 이름이에요! 1편 참조)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어요. 동네알바의 초기 콘셉트가 '동알이'라는 표지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었죠. 도깨비 동알이를 만들며 내부적으로 통했던 가치들을 꺼내놓는 시간이었어요. 시장조사부터 우리의 약속까지. 꼭 필요한 작업이었어요. MVP 서비스의 기능과 스토리를 모든 팀원들이 텔레파시급으로 이해하며 뚝딱 첫 BI를 만들어냈지만, 나아가 더 많은 이야기와 시각적 자산을 만들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시장에서부터 우리의 존재 이유, 콘셉트까지



하지만 첫 축배를 함께 든 동알이에 대한 사랑이 너무 강력해서였을까요. 스토리를 충분히 만들고 나니, 더욱 초기 동알이의 조형이 뇌리에 강력해지는 효과를 낳았어요. 연결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청사진을 그리고 싶었으나, 자꾸만 그래픽의 지평은 나아지지 못하고 시각적 보정에만 머무르게 되더라고요.



한 때는 결국 동알이가 진짜 잘생겼다는 결론을 내기도...



피드백의 중요성


여기서, 다양한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처음으로 느꼈어요.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클래스 내 동료들의 피드백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세훈쌤의 처절한 피드백을 받고, 제가 가진 초기의 틀을 아예 벗어나는 룩을 그려봐야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스토어에서 캐릭터 기반의 BI를 가진 모든 앱을 다운로드하여 써보고, 추천받은 레퍼런스를 분석하며 스스로 여러 시안을 쏟아내 보았습니다.


‘한 동네 안에서 일어나는 사장님과 알바님의 연결, 그것이 살아움직이는 캐릭터라면? 더욱 생동감있도록 표현해보자!’


이때, 정말 큰 즐거움을 느꼈어요. 무엇인가 답습하며 짜내는 디자인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그다음을 생각하는 즐거움. 조금 벗어난 무엇인가를 그려내면, 조금 더 다른 무엇을 그리게 되는 즐거움. 그러다 보니 가슴이 웅장해지고, 어쩌면 먼 미래가 가능하겠다는 희망과 착각 그 사이...




왼쪽이 오른쪽이 되어가는 과정!




3. 미래를 꿈꾸며


다시금 사랑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위해


각각의 유저를 의미하는 핀을 반짝이는 눈으로 삼고, 서로에게 보내는 초대장으로 하여금 미소를 짓는 모습! 둥근 얼굴은 그저 반경이 아닌 동네가   있도록, 적당한 타원으로 변경했어요.  각잡힌 모습보다는   말하는 듯한 무드를 내기 위해 곡선의 각도들을 다듬었어요. 기존 탁하던 색도 하이어라키를 유지하며 선명히 보일  있도록 조절했어요.


조금 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발견하자, 우리가 유저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조금 더 대화가 가능하도록 탈피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알바'라는 수많은 이들이 겪는 경험 사이, 우리가 이것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을지 꿈의 나래가 펼쳐졌어요. 그 마음이 들기 시작하니 시각 언어를 전개해 나가는 것 또한 너무 즐거웠어요.



수십 개의 지원서를 내는 알바님이, 내게 딱 맞는 제안을 받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진정한 동료가 되길, 동네알바가 응원해요.


전체 장표 보러 가기



4. 새로운 동알이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서비스에 빠르게 반영했어요


새로운 동알이의 얼굴을 개발한 뒤, 송년회 자리에서 긴 장표와 간단한 영상을 만들어 팀원분들에게 소개했어요. 첫 동알이를 지지해 준 팀원들이 새로운 동알이가 너무 예쁘다고 인정해주니 날아갈 것만 같았답니다! 만장일치로 서비스에 반영하기로 결정하고 뒤이어 제품 에셋들을 만들어, 2주가 채 안되어 반영을 마쳤어요.  


사계절을 반겨주는 동알이
팀원의 슬랙 프로필까지 점령!



새로운 동알이는 현재까지 가열차게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서비스의 얼굴이 되어주고 있어요. 캐릭터가 귀엽다는 유저분들의 피드백도 종종 받으며, 동네알바는 다운로드 70만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5. 그래서 또 다음은?


열린 마음과 태도를 잃지 않는다면


한 번의 개선 작업을 거치니, 이제는 다음 스텝을 생각하는 것이 전보다 덜 어려워졌어요. 현재는 동알이라는 캐릭터 하나가 동네알바를 전부 대변하고 있지만, 조금 더 글로벌하게 쓰일 수 있는 심벌이나 파운데이션들에 대한 욕심은 여전해요. 점점 더 커져가는 팀을 하나로 묶어주면서도, 유저에게 확실한 경험을 약속해주는 브랜드를 구축해가고 싶은 욕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과연 이 새롭게 구축했던 우리의 얼굴이 사용자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을지 가늠하고 싶다는 생각도요. 다시 생각해봅니다. 새로운 동알이는 팀의 내부적 결속에 충분히 영향을 줬어요. 하지만 과연 서비스에는? 초기 도깨비보다 확실히 나은 점이 있다고 나는 확신할 수 있을까?


동알이를 구축해나갔던 과정은 어떻게 보면 시각적인 것에 편향되었던 작업이었을지 몰라요. 어쩌면 이런 빠른 시각적 변형이 가능했던 것은 동고동락하는 작은 팀이었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왜 이렇게 변해야 하느냐에 대한 부분은 상당 부분, 디자인의 완성도에 대한 제 직감에 기댄 일이었어요. 그를 믿어준 팀원들에게 그저 감사해야 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동알이' 아니, '동네알바'의 다음 얼굴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아직 브랜드 경험, 특히 디자인을 측량하는 법은 알아가야 할 과제예요. 또한 팀이 아닌 유저에게 다가가는 일은 제품 외적으로, 내적으로 동시에 뻗어나가야 하는 작업이 되어야 할테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동네알바 팀이 그 작업을 차근차근해나가고 있다는 거예요!  


늘 나아질 구석이 있다, 그를 위해서라면 코 옆에 점이라도 찍고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배운 점을 총정리 한다면!


1. MVP 단계에서는 우리가 줄 수 있는 브랜드 약속을 중심으로 빠른 전개. 그럼에도 어떤 차별화된 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완전무결함이 아닌 날것이라도 지지해 줄 수 있는 팀 내 문화가 중요.


2. 그 차별화된 룩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이다. 홀로 온전히 디벨롭하기란 어렵다. 피드백이 아주 중요하며,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시각언어 전개에 대한 논리를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


3. 제품이 마켓핏에 근접했다면 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루는 자산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보통 에셋들을 디벨롭 해나가며 진행하는 캠페인들의 성과로 가늠될 것이라 사료된다. 이 부분은 더 공부가 필요!

 

자자, 단단하게 코어잡고. 다시 또, 가보자구요.



https://brunch.co.kr/@sua0691/2


Only Lovers Left Alive
* 사랑이 아니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제 좌우명이에요.

동네알바, 알바 구인구직 시장을 혁신한다
* 제가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으로 만들겠다는 주문이에요.

글에 대한 피드백, 질문, 티타임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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