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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사람 Aug 16. 2020

경험한 모든것들이 나만의 자산

틸틸과 미틸은 가난한 나무꾼의 남매이다. 어느 날 마법사 할머니가 남매를 찾아와 할머니의 아픈 딸을 위해 행복의 파랑새가 필요하니 그 새를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틸틸과 미틸은 파랑새를 찾아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미래의 왕국을 전전하지만 파랑새를 찾을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 남매는 눈을 떠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집안의 새장에서 파랑새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새장의 문을 여는데 그 순간 파랑새는 멀리 날아가 버렸다.

  


어린 시절 읽었던 벨기에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이야기다. 애타게 찾아다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아름다운 내용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현재의 직업이나 또는 직장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동화의 주인공들처럼 새로운 희망을 쫓아다니는 직장인을 일컫는 용어로 <파랑새 증후군>이라는 말이 사용된다. 직장인 중 60.7%가 파랑새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한다.     


출처:Pixabay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자기계발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위해서라고 한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매 포기에 더해서 꿈과 희망까지도 버렸다는 칠포세대의 현대인들이,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조직의 문화 혹은 낮은 연봉 등의 이유로 다시 현직에 있는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취업만 하면 장밋빛 인생일줄 알았던 하루하루가 차가운 현실에 부딪혀 괴롭고 고달프다.

그럼 심각한 취업난에 자신의 적성과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일단 취업을 한 곳에서 보낸 시간과 경험은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고 그냥 버려지는 것일까.     


‘Connecting the dots’라는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연설 때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이는 점들을 연결한다는 뜻으로,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미래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직관을 믿어 내 길을 간다면 결국에는 그것들이 하나의 점들로 연결되어 나중에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You canno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점을 이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점을 이을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지금 잇는 점들이 미래의 어떤 시점에 서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자신의 내면, 운명, 인생, 카르마, 그 무엇에든지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나를 결코 낙담시키지 않았고, 내 삶의 모든 변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대중들의 고민을 듣고 대화를 통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즉문즉설 강연 멘토로 유명한 법륜스님은 어린 시절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했다. 장래희망에 종교인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는 결국 종교인의 길을 가면서 많은 갈등을 하였다. 하지만 종교인이 되고서도 원래 과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다 보니, 종교에서도 허황된 요소들은 믿지 않고 멀리하였다. 49재나 천도재 같은 불교의식을 보면 무속적인 요소가 다분히 나타나지만 법륜스님은 이런 것들을 진리로 보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보게 되었다.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때에도 앞뒤가 맞고 논리가 정연하도록 강의를 하려고 노력했다.


종교인으로 살면서도 대중이 어떻게 불법을 쉽게 이해할것인가 하는 문제에 중점을 두어 활동을 했다. 법륜스님은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지 거기에는 자기의 특징이 작용하게 되는데 내 적성이 과학에 맞으니까 나는 반드시 과학에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문제가 없고 내 적성에 어떤 직업이 맞는지 한 가지로 단언할 수는 없다. 어떤 직업이든 선택해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기 성향이 그 직업에서 자기의 장기(長技)를 발휘하게 된다고 한다. 잘 할 것 같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잘 나가는 직업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말고,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도전하라고 한다.   

  

스티브잡스와 법륜스님이 강연에서 말하는 것은 현재 무슨 일을 하든지 거기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기의 특출난 재능이 녹아나게 되고 현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이라 해도 미래에는 과거의 경험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결국 경험한 모든 것들이 나만의 자산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20대때 하고 있는 일이 내 길이 맞는지를 수없이 고민하며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날들이 많았다. 경력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하며 이십대를 그냥 흘려보냈다는 생각도 했지만 내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며 했던 일들이 또 다른 경력이 되어,  9년이 지난 후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경험은 최고의 교사이다 다만 수업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라고 영국의 역사가인 ‘토마스 칼라일’이 말한 것처럼 당신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경험한 모든 것은 언제가 어떻게든 수업료 이상의 가치를 당신에게 돌려줄 것이다. 지금 이 시간, 내가 들인 노력과 정성. 돈. 어느 하나 허투루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당장 어떤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 하여 그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때가 되면 그 빛을 보게 될 것이니 20대에 당신이 경험한 모든 것을 당신  인생의 경력으로 만들어라.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로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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