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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rchive Feb 19. 2023

시선을 모으는 방법

전통주 시장을 갑작스럽게 끌어올린 원소주의 브랜드 스토리

 

배민다움을 읽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보는 것이 브랜드를 만든 후 다음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전개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나에게 좋은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의 스토리를 찾는 도중, 원소주의 브랜드를 열게 된 계기가 과정을 담은 책을 지인을 통해 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원소주의 책 표지 일부


 원소주는 래퍼 이자 CEO인 박재범이 만든 브랜드로 유명했었고, 여의도의 더현대에서 첫 팝업을 진행했을 때부터 조금씩 알고 있었던 브랜드이기에 호기심이 갔다.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들의 입에 많이 오르며,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전통주 브랜드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브랜딩을 하는 과정과 독특한 협업,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게 된 브랜드 스토리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었다. 미국에서는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래퍼 제이지(JAY Z)와 같은 연예인들이 주류 브랜드를 런칭하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서 연예인이 주류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신기해하며 책을 읽었다.


더현대에서 열린 원소주의 첫 팝업 스토어


 소주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것은 초록색 병에 따끔한 알코올 냄새가 나는 술일 것이다. 나는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서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의 차이점을 알기 전까지, 소주는 이것뿐이라고 생각했다. 20살 초반에는 술을 부어라 마셔라 마시면서 즐기고,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이 술문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문화에 지쳤고, 적당히 마시고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소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위스키, 와인, 막걸리, 증류주 등 다양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보를 듣는 게 재미있어졌다.

 그래서 든 생각은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막걸리뿐인가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우리나라에는 청주와 약주처럼 증류식 소주들 또한 오래전부터 만들어왔었다. 증류식 소주 시장이 활발하게 된 계기는 브랜드 ”원소주”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원소주를 래퍼 박재범의 브랜드라고만 생각했다. 딱히 이 브랜드의 비전, 핵심가치 등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서 흥미가 없었다. 이번 책을 읽고, 원소주가 한국의 전통주를 세계로 수출하기 위한 사명을 가진 브랜드이며, 부어라 마셔라가 아닌, 술의 향과 맛을 즐기는 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꿈을 가진 브랜드를 최근의 트렌드에 맞추어 새롭고 놀라움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표현하였다는 것에서 그 시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전통주라는 의미 안에는 조금 더 고즈넉하고 점잖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과감한 시도와 변화는 조금 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못한 브랜드와의 팝업 스토어, 원소주라는 브랜드 안에 담긴 스토리, 원소주의 제조공정과 같은 원소주만의 브랜딩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갔기에 "박재범 소주"가 아닌, "원소주"로 인식되지 않을까.


 게다가 책이 브랜드를 만들고 한국에 이름을 알리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보니 읽는 과정에서 원소주를 만드는 것에 설렘을 많이 느꼈다. 디자인, 핵심가치, 마케팅 방향, 협업과 같은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지켜보는 기분이 들어 읽기 즐거운 책이라고 생각했다.


 브랜드란 본디 존재이다. 이 존재가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다. 전통주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원소주의 사례는 자신이 생각하는 브랜드의 틀을 깨부술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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