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엔 몰랐던 삶의 무게와 기준

자유로웠던 시간을 지나, 책임을 아는 사람이 되기까지

by 수아린



20대의 나는 지금 돌아보면 꽤나 용감했다.

자유롭다는 말을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 자체로 자유로웠다.


떠나고 싶으면 이유 없이 떠났고

누군가를 보고 싶으면 망설임 없이 만났으며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주저 없이 열정을 쏟았다.


하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미루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냈다.

시간은 늘 내 편이었고

하루를 망쳐도 내일이 다시 시작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오늘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가볍게,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통장에 300만 원만 있어도 마음은 든든했고

즉흥적인 여행도, 늦은 나이에 떠난 유학길도

모두 인생의 경험이라 믿었기에

아쉬움을 떠올릴 필요조차 없었다.


누군가와 웃을 때도, 울 때도, 싸울 때도

나는 솔직했다.

그 에너지가 어디서 나왔는지조차 모른 채

그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30대의 삶은 더 이상 가볍지 않다.

나는 이제 나 자신의 가장이 되었고

다음 달 카드값과 대출, 보험료와 적금, 세금까지

내일을 책임지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쓴다는 것이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관심과 노력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마음을 쓰는 일이 이렇게 체력을 요구하는 일인지

즉흥적인 선택이 얼마나 많은 책임을 동반하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자유에는 무게가 따른다는 것을

선택에는 반드시 결과가 남는다는 것을.


하지만 오늘만을 위해 살지 않고

내일을 위해 산다는 건

그때의 열정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그 무게와 가치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이 헛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시절의 도전들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세상을 더 깊이, 더 넓게 보게 해 주었다.

그 과정 속에서 인간관계에서는 여유를

삶 앞에서는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나에게 남겨주었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20대에는 몰랐던 삶의 무게는

나를 짓누르는 짐이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들이

삶을 더 깊고 선명하게 바라보게 하는 기준이며

그 기준 위에서 나는 오늘도 나답게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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