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도 감기처럼 왔다 갈뿐
감기처럼 어느 날 우울증이 찾아왔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이렇게까지 무너질 줄 몰랐다.
겉보기에 열정적이고 씩씩한 나는
평소처럼 웃고, 일하고, 사람을 만나면서도
속으로는 끝없이 가라앉았다.
무언가를 해도 기쁘지 않았고,
누가 말을 걸어도 그저 피곤했다.
그렇게 내면은 갉아먹히고 있었다.
단단해진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을 숨기지 않는다.
이겨냈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우울증은 감기 같아요.
왔다가 가기도 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오기도 하죠.
중요한 건 아픈데 참을 거냐, 병원에 갈 거냐의 차이예요.”
나는 그저 조금 아팠을 뿐이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무기력함 속에서 자신을 잃어갈 때,
나는 내가 다녀온 상담센터나 병원을 조심스럽게 추천했다.
“나도 그랬어.”
상대방이 혹시 상처받지 않을까,
‘나한테 왜 이런 말을 하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덜 아프게 나아지길 바랐으니까.
우리가 정신적인 아픔을 감기처럼 다루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사회가 마음의 병을 낙인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인식을 바꾸는 건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나부터 괜찮다고 말하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먼저 바뀌기로 했다.
정신과, 상담센터, 심리치유 같은 단어에
두려움이나 수치심을 덧씌우지 않기로 했다.
내가 먼저 괜찮다고 말하면
누군가는 용기를 낸다.
나처럼 아팠던 사람이, 나처럼 건강해진다.
그리고 그 사람이 또 누군가를 살린다.
도움을 받았던 내가
이제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아픈 모습도 나다.
무너졌던 나도, 울었던 나도,
결국 다시 일어나 웃고 있는 지금의 나도 모두 나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듯이,
마음이 아프면 병원이든 상담센터에 가면 된다.
그렇게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면 좋겠다.
어떤 모습이든, 그게 아팠든 괜찮았든,
모두 ‘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자신에게 따뜻해질 수 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언젠가 그 모든 모습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감기처럼 왔다가는 마음의 병을 혼자 이겨내려 하지 말자.
아프면 고치고 나으면 된다.
그러면 더 튼튼해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