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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해사 어름 Feb 20. 2023

이 아줌마 진짜 왜 이래?

<마루 밑 아리에티>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으니 조심하세요.


쿠르릉 쾅쾅! 집 지붕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허브차를 만들다 화들짝 놀란 엄마. 지붕이 열리고 거인이 휘둥그레 커진 눈으로 입맛을 다신다. "여기 있었구나!" 집채만 한 손이 들어온다. 숨을 헐떡거리며 이리저리 도망친다. 안간힘을 쓰는 엄마.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여기서 죽을 순 없다. 아직 딸한테 작별인사도 못했단 말이야.


아리에티


 자 이번 일요일도 어김없이 방구석 영화관을 열었습니다. CGV 씨네드쉐프.. 버금가는 푹신한 소파에서 말입니다. 하하. 오늘의 영화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루 밑 아리에티>.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처럼, 메뚜기와 버금가는 조그만 몸집의 14살 소녀 아리에티가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주변 소인들은 인간들 때문에 다 사라져 버리고 오로지 부모님과 셋이서 어떤 마루 밑에 작은 집을 만들어 살고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숨어 살던 아리에티 가족을 인간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습니다.



할망구


  특히 집 부순 아줌마. 아주 표독한 할망구 같으니라고! 자기가 덩치가 더 크다고 한 가정의 엄마를 그렇게 잔인하게 병에 가두려 하다니. 필시 자기가 그 상황이었으면 더 발악했을걸요? 엄마가 잡혀가니 딸인 요정 아리에티는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겠죠. 어우, 열불 터집니다. 아리에티, 힘내!


  할망구의 표정이 유독 얄미운 것은 작가의 의도가 분명 있겠죠? 예전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구석지에서 콩벌레를 굴리며 놀고 병에 담아 집에 가져가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때 그 콩벌레가 딱 그런 심정이었을까요? " 저 얄미운 심술쟁이 인간 같으니라고!" 하면서 말이죠.


 하긴 또 콩벌레뿐만은 아닌 것 같네요. 사냥당하는 고래나 악어 같은 친구들은 더 했겠죠. 그렇게 보면 참 인간은 오만한 것 같습니다. 30초. 인류 전체 역사를 하루로 보면 총이 발명되고 30초밖에 되지 않았대요. 거의 하루종일 얻어맞다가 갑자기 "짠!"하고 무기 들고 나타나서는 여기저기 휩쓸고 다니는 셈이지요.


 만약 환경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동물을 무자비하게 학살한다면, 그전까지 동물의 왕이었던 사자가 혀를 찰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기도 그렇겐 안 했다면서요.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선 인간도 막 즉위한지라 아직은 서툴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세종대왕같이 백성을 아끼는 성군이 되었으면 참 좋겠네요. 그럼 이만.



사진 출처 : 작가 Benzoix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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