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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노 Jan 01. 2024

2023을 지나며

내가 용띠니까 2024 좋은 기운 좀 나눠드릴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연말 몇 일이 후루룩 증발했다. 12월~ 1월은 더더욱이 정신줄을 바짝 붙잡아야 한다.

이제서야 빠르게 돌아보는 2023



정리하는 마음

'마음을 돌본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지난 연말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탐구. 단순히 좋아서 얼결에 시작했던 것이 몸으로 효과를 느끼니 재미까지 있었다. 앞뒤로 효율을 셈 하지 않고 그때 그때 원하는 것들을 배우고 빠져들고 떠날 수 있는 행복을 누렸다. 어쩌면 마구잡이로, 손에 잡히는대로, 아주 충동적으로, 아주 감정적으로 취하고 공부하고 경험한 것들. 너무 비효율적인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지만 이마저 내가 무엇을 받아들이는 고유의 방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삶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그 끝나지 않는 고민이 조금은 선명해진 느낌을 종종 만났다.

몸도 마음도 저조한 시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라이프의 전형도 꽤나 바뀌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졌다. 너무 좋아하는 시간이지만 이런 식으로 겪는다는 것은 또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와 많이 친해졌고, 조금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나를 돌아보는 사이에 여러 가지가 자연스럽게 정돈된 기분. 어려웠고 중요한 시간



아끼는 마음

가장 놀라운 것은 이것이었다. 나를 인정하는 마음으로 시작됐던 것이, 내가 아닌 존재를 대하는 마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마음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 그렇지만 너무나 진하게 느껴졌다. 태생적으로 타인에게 호의적인 유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에 대한 애틋함의 정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꽤나 요상한 나란 애를 받아들인 이상, 세상에 뭐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도 없었기도 하고...  동시에 오래오래 가까이하던 사람들과 시간과 건강을 쪼개 쓰며 함께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 다양한 삶이 또다시 달리 보였고, 다양한 얼굴과 보이지 않는 마음들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여전히 미완의 인간성이지만...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성장이 있었나보다 정도. 그리고 사랑만이 전부라는 확신. 귀여움이나 작은 웃음 같은 사소한 것들이 만드는 힘으로 우리는 살아간다는 작은 깨달음. 그 덕분에 자주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준비하는 마음

들인 시간이 많았고 한 것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완성된 형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현실이 실은 마음 한 켠을 바짝바짝 태운다. 하지만 내가 믿는 것은 여전히 진정성. 순수한 진심과 성실하게 쌓는 노력이 결국은 지혜로운 답을 구하고, 역사의 한줄로 흘러가리라 믿는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2024에는 더 많은 것을 남기고 싶다. 혼자 끙끙낑낑 하는 것 말고, 집밖에 나서서 다양한 삶과 사람을 마주하고 싶다. 단단한 힘을 전하고 나누고 싶다. 다른 힘들을 모으고 모아 더 크고 밝은 빛을 내고 싶다. 대담하게 선을 긋고 대담하게 색칠하고 확실하게 망치고 지긋지긋 꽥꽥 괴롭다가 또 일어나서 다시 좋은 것을 만들려고 기를 쓰고 싶다. 더 나은 인간이 되어 더 좋은 것을 만들어가고 싶다. 누군가의 좋은 삶에 선명하게 영향을 끼치고 싶다.




노수빙 2023 열심히 잘 지냈다 고생했고

2024 건강하게 좋은 곳에 에너지 많이 많이 쓰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몸마음 안녕히




나는 믿어왔고 지금  또한 여전히 믿고있다. 우리의 살아오는 길에 다가갈 수 있는 좋거나 나쁜 일들은 무엇이든지 간에 항상 가치 있는 것이다. 내가 겪은 일은 내가 그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내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세상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 내가 그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는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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