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번엔 내 차례라고? 절대 안돼 싫어 안돼
밤새 코 막고 울고 불고 하느라 컨디션이 너무나도 별로다.
보통 한번 깨면 꿈은 이어지지 않기 마련인데 어쩐지 오늘따라 영영 연결되던 것이다.
눈물 닦고 자고 닦고 자고 하다가 그냥 나중에는 하시... 모르겠다 하며 잤다. 잔 거 맞나. 핵피곤
여튼 꿈에서
나는 난데없이 시한부가 되었고
'너 곧 죽는대.' 청천벽력같은 소식과 함께
온가족 뿐만 아니라 소식 모를 친척들까지 몰려와 명절처럼 음식을 하고 난리를 피우는 것이다
혼자 있고 싶어요...
1)
병원 아닌 집에서 뭔가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데 엄마가 피를 뽑아?주어야 한대서 의사한테 불려가 나에게 주사를 꽂고 어쩌고 하는 그걸 배우는데
엄마가 못하겠다고 한참을 우는 것이다.
나도 괴롭다고 엉엉 울고 죽기 싫다고 지랄지랄
현실세계에서 우리 둘은 참고 참고 또 참고 감정을 숨기는 병에 걸려있었는데 꿈에서는 아 몰라 내 감정 다 흩날릴꺼야 였다
결과적으로는 그게 그거였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 다 꺼내놓고 살아야지 참아서 뭐하나 싶다
중요한 건 참는다고 잘 참아져 아무도 모르게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
2)
내가 곧 죽는다고 하니 무엇이든 너그러워졌다. 어차피 죽을건데 뭐. 모든 일이 대수롭지 않았다.
그보다 꿈에서도 얼마나 억울하던지. 내가 죽어야한다니... 싫어...
죽기 싫은 마음은 슬픔을 불러와 이래저래 자꾸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힘이 빠졌다.
꿈에서는 착한 아이였던지 그냥 힘이 좀 없는 죽을 애 같았다.
아!!!!!씨!! 내가 왜!!! 절대안돼!!! 가 아니고 그냥
'흑... 제가 왜.. 흐르륵...힝...훌쩍.. 슬프지만 죽어야죠 뭐...' 정도...
말이 되냐.. 다시 생각해도 열바다....
3)
며칠 몸이 안좋아서 고생을 해서 이런 꿈을 꾸었나
죽음명상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
그러고 보니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내 하루하루 일분일초 소중해... 난 다시 태어난거야' 이런 느낌이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열받아^^... 나 이대로 죽을 수 없어...
4)
어쨌든 엄마 오랜만에 꿈에 나와서 좋았다
끝.
오늘도 할일 많다. 얼른 회복시켜야지
컨디션 관리는 어쩜 이리 어려운걸까...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