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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하남 Sep 14. 2020

[1분 영화 감평-18]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The Lincoln Lawyer (2011), 꼬인 세상 속의 정의

*본 리뷰는 내용과 결말을 가능한 언급을 피했지만 스포일러가 포함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사, 경찰, 검찰, 판사 등 법조계 및 공권력 관계자가 모두 정의롭다고 생각하나요? 유죄인 자도 동등한 변호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본 영화는 당신이 가졌던 편견, 편견에 대한 편견 등을 모두 부수어 버리는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링컨 차는 미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넓고 견고한 차종이고 '지위의 상징'을 표현하는 수단인 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 변호사, 미키 할러는 유죄가 명백한 사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링컨 차와 속물 변호사의 조합이 일종의 아이러니인 셈입니다. 유죄가 명백한 의뢰인들은 주인공을 고용하고 주인공은 이점을 노려 거액의 수임료를 청구합니다. 심지어 의뢰인을 속여 등치는 사기까지 칩니다. 그리고 일은 철두철미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부패 변호사를 보면 일처리가 미숙하거나 술독·도박 등에 빠진 모습을 보이는데 이 변호사는 일처리 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습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의뢰인·검찰관계자 대화 하나 하나에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비비꼬인 변호사의 머릿 속은 대체 무엇으로 가득찼을까? 돈만 밝히는 속물일까?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 보면 그가 왜이리 꼬인건지 알게 됩니다


'증거를 조작하는 검·경찰이나 범죄자를 변호하는 변호사나 뭐가 다른가?'
 - 주인공 대사 中


일 잘하는 '범죄인 전문 변호사' 미키 힐러는 검·경찰의 눈엣가시입니다. 모두가 그를 멸시하고, 심지어 그 이유로 이혼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대변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적법절차 준수 여부와 온갖 편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의뢰인의 형량을 줄여줍니다. 이렇게 능청스럽고 철두철미하게 일하는 변호사 앞에 떡하니 자신이 무죄라 주장하는 젊은 의뢰인이 나타납니다...

(직접 영화를 보면서 저와 같은 감정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까지 즐거리 관련하여 작성합니다)


과연 나는 무죄인 사람을 앞에 두고 알아볼 수 있을까?
- 주인공 대사 中


주인공은 속물처럼 살아가지만 그 또한 양심이 있었습니다. 유죄 무죄가 명확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과연 그가 무죄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알아보지 못한 그 죄책감을 이겨 낼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멘트가 주는 시사점이 꼭 법조계에 국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업이 채용할 때 '과연 인재를 알아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결혼 상대가 '참된 사람인가?'를 고민합니다. 주인공의 대사는 신용, 신뢰할 수 없는 사회에서 우리가 지닌 고민을 그대로 대변하는 말 같습니다.


매튜 매커너히의 연기를 극찬하고 싶습니다. 매튜 메커너히는 이중 연기 (연기 속 또 다른 연기)를 자연스럽게 했습니다. 마치 영화 '인셉션'에서 꿈 속의 꿈처럼 말이죠.


여러 차례의 반전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보여준 이 영화는 저에게 '꼬인 세상 속에서 정의를 찾기 위한 외침'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상 설하남의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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