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독립서점 (feat. 나의 독립서점 여행기)

02. 방명록

by 이수진

제주 동쪽 끝 종달리 마을.

이름부터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엔

스물 네시간.

하루 온종일.

책방을 찾는 이들을 위로해주는 ‘책약방’이 있다.

‘사람 대신 책이 지켜요.’


무인으로 운영되는 책약방엔

책방지기님이 남겨놓은 큐레이션과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방명록이

낯선 방문자들을 맞이한다.


성인 네명이면 꽉 찰것 같은 그런 공간이었다.

작디 작은 그 곳엔

많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이

익명의 힘을 빌려,

서로를 위로하듯 기록되어 있었다.


솔직하고 담백한 실패담.

몽글몽글 설레는 연애사.

가슴벅차 오르는 순간들.


토닥토닥

토닥토닥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평범하고 다정한 기록들이

작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나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지 않을까?

펜을 잡고 끄적끄적-

김소월 시인의 물음이 떠올랐던 순간이었다.

‘제 시는 사랑을 받고 있나요.

그때쯤이면 독립을 했을런지요…’


나의 기록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었을까.

나의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본 그때의 기록들은

사실 나 자신을 달래는 순간들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아직까지도 책약방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낯선 방문자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를 건네기 위해.


참, 애틋하고 감사한 순간이다.


[제주] 책약방
제주시 구좌읍 종달로 5길 11

Q2. 여러분의 마음을 토닥토닥 위로해준
책 속의 문장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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