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보고, 누군가도 글을 쓰고 싶어졌으면

오늘의 밥값- 에필로그 / <오늘의 밥값>을 마무리하며

by 수달씨


2년 9개월 여 시간 동안 100여 편의 글을 연재하고, 최근 그중 일부를 모으고 손 봐, <오늘의 밥값>이라는 독립출판 형식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렇게 책이 많은 세상이 굳이 나까지 책을 한 권 보태야 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책이 이렇게나 많은데, 내 책 도 한 권 보태면 어때서?’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더군요.


책을 드는 과정은 정말이지 신명 났습니다. 몸이 10개라도 되는 것처럼 혼자 많은 일을 했습니 다. 도저히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가까운 지인들을 졸라서 도움을 얻었지요. 세상에 오롯이 혼자 이루는 일은 없는가 봅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 책이 세상에 나오고 보니, 이전까지의 과정은 혼자만의 싸움에 가까웠는데 지금부터는 모조리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또 우울의 시간을 겪게 되면서 사람을 많이 피해왔습니다. (그 시간들에 대한 기록이 <오늘의 밥값>의 주된 내용입니다.) 이제 이 책이 나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가려나 봅니다. 부족한 게 많은 저이기에 아마 거기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테고, 더 많은 감사를 품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글에서 ‘꿈에 빚졌다’라고 표현했지만, 앞으로는 책을 구매해 주시고 도와주시는 사람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살아야겠네요.


글 쓰고 책 만들며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빚을 갚는 길은 계속 누군가의 삶과 마음이 담긴 깨끗한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저의 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내 책을 보고, 누군가도 글을 쓰고 싶어지면 좋겠다. 책을 만들고 싶어 지면 좋겠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도, 저의 책도 세상에 쓸모가 조금은 있겠지요?


그러니 저는 벌써부터 설렙니다. 저의 책을 읽어줄 독자들을 만나는 것도 설레고, 그중 누군가의 마음이 또 다른 글과 책으로 만들어질 미래를 생각하면 더없이 설렙니다. 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 그동안 <오늘의 밥값> 연재에 관심 갖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글, 그림 수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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