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명은 목표 의식의 강도에 비례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보이는 일반적인 특성들은 경제 수명이 긴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성공할만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인정받고 당연히 더 오랜 기간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두가지가 항상 일치하지만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잘 달리는 차도 있지만 논두렁에서 잘 달리는 차는 따로 있고 우린 항상 고속도로에서만 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경제수명이 긴 사람들의 특징들을 살펴 본다.
1. 목표의식
목표 의식이 강한 사람은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일 수 밖에 없다. 열정이 있으면 성실해 질 수밖에 없고,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열정, 성실성, 도전의식 등은 목표 의식에 종속되는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목표 의식이 강하거나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강한 이유를 가진 사람은 경제 수명이 길 수밖에 없다. 나머지 일곱가지 특성들을 모두 아우르는 상위 개념일 수도 있다. 외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오직 본인의 의지만으로 컨트롤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50년이 더 된 시절에 맥스웰 몰츠라는 성형외과 의사는 성형 전후 환자들의 성격이 바뀌는 현상들을 경험하였다. 이런 경험들을 근거로 내면의 자아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실제 인간의 의식은 물론 신체 기능 및 구조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그것이 1960년이었다.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운동선수, 세일즈맨, 신체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그의 이론이 사실임을 입증해 왔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목표 의식의 각인은 동기 부여의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열정적이고 노력하는 인간으로 변형시킨다고 한다. 심지어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와 운동 신경 세포를 새로 생성시키거나 고도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 의 이론은 현대 의학 및 심리학을 통해 대부분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상상 속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멘탈 트레이닝도 그의 이론에서 파생되었다.
2. 전문성
전문성은 경제 수명이 좀 더 긴 다른 분야로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원이자 인적 네트웍 형성을 위한 기본적인자산이다. 보유 자산이 좀 더 많은 사람과 네트워킹을 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일반적인 습성이다. 설령 다른 나머지 자산들이 모두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도 전문성이 없으면 경제적 수명이 유지될 수 없다. 그저 돈 많은 백수일 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심지어 정치인도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전문성은 T자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관련된 영역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Ⅰ자 형태의 전문성을 띤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이용만 당할 수 있다. 본인 분야만 알아선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T자 형태의전문성이 유지될 때 본인의 전문 영역이 가지는 의미가 해석되고, 다른 영역들과의 시너지를 기획할 수있으며, 따라서 본인의 전문 영역에 대한 가치를 내 중심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3. 실행능력
실행 능력은 목표 의식의 종속 개념이기도 하지만, 태생적인 품성에따라서 혹은 후천적 노력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특성이다. 다른 모든 조건들이 추상적인 관념의 영역에 속한다면, 실행 능력은 관념의 영역을 현실과 매개해서 현실화 시키는 유일한 속성이다. 추상적인 사고에서 도출된 이론은 그 자체가 아무리 완벽해도 실행 결과물과 같은 비중의 중요도를 가질 수가 없다. 실행 결과물은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진척의 의미를 가진다. 결과물 자체가 이론과 실제 사이의 괴리를 객관화시키고, 이로부터 새로운 이론과 실천 항목들을 뽑아내는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실행 결과물 자체가 해당 분야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알리는 촉매로 작용하기도 한다.
4. 인내력 (GRIT)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는 과정이 한 번만에 덜컥 끝나는 경우는 없다. 목표에 이르는 길은 필연적으로 좋은 상황과 안 좋은 상황이 반복되는 구조일 수 밖에 없다. 그런 구조에서 버티는 능력이 부족해 힘든 상황에서 그만두어 버리면 절대 원하는 결과물에 이를 수 없다. 특정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 힘든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그 목표는 그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힘든 과정이 더 깊고 반복적으로 오는 것일수록 경쟁자의 유입은 줄어들고 얻게 되는 과실의 크기는 커진다.
담배 연기가 위로 올라갈 때 담배 연기 알갱이는 상하좌우로 진동을 하면서 올라간다. 상하좌우의 자그마한 진동들은 뭉쳐져서 담배 연기가 휘말려 올라가는 큰 흐름으로 나타난다. 이런 움직임들을 물리학에선 브라운운동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고난과 기쁨의 희비는 브라운운동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은 자그마한 진폭을 가지는 고난과 기쁨의 연속이고 이는 다시 더 큰 진폭의 고난과 기쁨을 구성한다. 목표에 이르는과정이 이런 형태를 띠는게 사실이라면 통계적으로 인내 없이 도달 가능한 목표는 높을 수가 없다. 반대로 더 높은 목표는 더 큰 인내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5. 학습능력
20년 배운걸로 평생을 먹고 살던 시대는 끝났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55세은퇴 후 65세까지 경제 활동을 하려면 학습 능력은 덕목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필수 항목이다. 디지털 기술이 산업 환경을 변화시키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기존 직업이 상당수 사라지고 전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사무관리직군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아 상당수 실직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등이 떠밀려 새로운 분야를 습득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새로운 직업들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생겨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이 분야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적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식과 단순노동으로 진행되던 업무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문제 해결이나 비판적, 창의적사고가 필요한 분야로 내몰리게 된다. 과거 30년간 필요했던 학습 능력이 새로운 과목의 습득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향후에 필요한 학습 능력은 심하게 바뀌어 버린 사회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어찌 되었던 학습 능력은 과거 보다 훨씬 더 큰 비중으로 경제 수명 연장을 위한 주요 자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6. 인맥
누군가에게 100원의 돈을 빌려 줄 때, 빌린 사람의 증가된 100원의 효용성은 내 주머니에서 줄어든 100원의 효용성으로 채워진다. 따라서 돈을 빌려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베너핏의 총합은 제로섬의 속성을 지닌다. 그에 반해 인맥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베너핏은 플러스섬이다. 내게는 보유가치가 크지 않은 정보나 자산이 다른 이에겐 매우 큰 한계 효용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연히 알게된 옆집 아저씨가 진학 지도 20년 경력의 베테랑 학원 선생님이었다면, 고3 수험생을 둔 아버지는 족발에 소주 한 병만으로도 수십만원에 이르는 이웃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다. 적은 자산으로 상당히 높은 베너핏을 레버리지 할 수 있는 것이 인맥 구축의 메카니즘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을 체크할 수 있다. 자기에게 부족한 품성이나 태도를 정신 감응의 형태로 습득해 올 수도 있다. 즐거운 사람 옆에 가면 나도 즐거워지고, 이재에 밝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나도 이재에 밝아진다. 인맥을 통해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그들의 직접적 도움을 통해 경제적 수명이 긴 업종, 직군으로의 이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 경제적 수명이 완전 종료된 사람들이 인맥이라는 마법을 통해 완벽히 부활하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맥이 사회 생활 및 경제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 확인되어 왔다.
7. 반추능력
자신을 타자화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다. 자기 마음 속에 훌륭한 멘토를 한 명 데리고 다니는 셈이 된다. 이런 능력은 대부분 타고난다. 후천적 노력으로 배양되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그 자체로 중요한 품성으로서 인정을 받은 적이 없었고 그래서 후천적 개선 노력의 대상이 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추 능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사회적 위치, 가치 등을 실제와는 다르게 자신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객관성이 떨어지는 현실 인식은 잘못된 방향, 실효성 없는 전략을 가동하게 하기도 하고, 우연한 기회에 어쩔 수 없이 진행되었던 비도덕적인 행위들을 방치해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반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설정한 비전의 가치와 타당성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보완해 나간다. 자신의 장단점과 시장 내에서의 위치를 참값에 가깝게 인식하고 어긋날 길을 갈 때 바로잡을수 있다.
8. 품성: 도덕성, 겸손, 야생성
품성은 사람의 실제 됨됨이이고, 태도는 됨됨이가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을 말한다. 태도는 품성을 따라가지만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경제적 수명에 영향을 주는 품성으로 도덕성, 겸손, 야생성을 들수 있다. 이 중 경제적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품성은 도덕성이다. 도덕성을 유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불리해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유리하다는 여러가지 실증적인 연구들이 이루어져있다. 단기간의 이익 추구를 위해 도덕성을 희생했다가 한 순간에 경제적 수명이 종료되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의 문제를 일으켜 장기적으로는 경제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겸손의 경우 품성보다는 태도에 가깝다. 동양적 사고 방식이 강한 조직에서높은 직급에 올라 갔던 사람들이 단명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대우 받는 것이 몸에 베인 사람은 그렇지못한 조직으로 이동했을 때 남들을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해당조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Humble 한 사람들은 경제 수명이 일차 종료되고 난 이후에라도 능력에 따라 여러 곳에서 오퍼를 받는다. 그렇지 못 한 사람들은 애초에 그런 자리에서 배제된다.
마지막으로 야생성은 어떤 곳에서라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생존능력, 학습 능력을 말한다. 65세 정년과 이모작 인생이 필수가 된 사회에서는 경제수명 연장을 위한 필수적인 능력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잘 닦여진 도로에서달리는 능력이 아닌 논두렁 길에서 장화를 신고서도 달리는 능력에 해당한다. 불굴의 의지, 다양한 경험, 체력 등 여러 방면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