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관리의 의미와 목적
커리어 관리의 의미
커리어 관리는 "경제 수명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 자신의 경제적 활동이 본인이 원하는 삶의 목적과 방식에 부합되도록, 일의 종류와 내용을 조정하거나,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는 일체의 활동" 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 개념 정의에 따르면 커리어 관리의 목적이 경제적 수익의 극대화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 가까운 지인 하나는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와서는, 뜻한 바 있어, 건물도 없는 분당의 어느 개척 교회에서 목사를 하고 있다. 또 다른 가까운 지인 하나는 대기업을 다니다 연고도 없는 지리산 어느 시골 마을로 내려가 영농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의미있게 보는 무언가를 원하는 대로 하고 살 수 있으니 그들 둘은 커리어 관리에 성공한 셈이다. 게다가 지구상에서 경제적 수명이 가장 긴 직업을 제대로 잡았다. “본인이 원하는 삶의 목적과 방식에 부합되도록” 자신의 커리어를 조정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커리어 관리
또 다른 지인의 사례는 좀 더 일반적인 커리어 관리 성공 사례일 듯하다. 그는 졸업하고 6개월을 무직 상태에 있었다. 좋은 대학에서 잘 나가는 분야를 전공했기때문에 취직하기는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취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이름도 처음 듣는 이상한 회사에 입사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회사 이름에 “신용” 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었고, 채권 추심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 했다. 조폭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2년 남짓 지났을 무렵엔 누구라도 알만한 번듯한 증권회사로 옮겨가있었다. 이번엔 채권 추심이 아니라 채권 평가를 한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그가 컨설팅펌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고, 그 이후 다시 회사를 옮겨 대기업엘 들어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이후 그를 다시 보게 된 건 모 잡지를 통해서였다. 억대 연봉을 받는 여의도 사람들 뭐 이런 자극적인 경제 주간지의 인터뷰 기사에서였다. 지금부터 10년도 훨씬 더 된 옛날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가 대단한 건 그렇게 직장을 자주 옮기던 친구가 그 이후론 한번도 직장을 옮기지 않고 10년 넘게 그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간에 몇 번 오퍼가 있었다는데 그때마다 그가 내건 이직 조건은 딱 하나였다고 한다. 현재 연봉을 유지하되 세금을 대신 내달라는 것.
훌륭한 커리어 관리의 일반적 속성
돌아보면 그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커리어 관리 패턴을 몸소 시연하고 있었다. 몸이 가벼운 30대 초반의 커리어 관리 전략과 40대 이후의 전략을 완전히 다르게 가져갔다. 졸업 이후 무직 상태에 있었던 건 취직을 못해서가 아니라 원하는 포지션을 현실화하기위해 강태공 낚시하 듯 때를 기다린 것이었다. 주변의 걱정과 눈총에도 불구하고 끄떡도 없이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느꼈던 건지 현실과 타협을 한 듯 하다. 타게팅하는 회사의 네임밸류와 급여 수준을 낮추는 대신 업종과 업무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학원에서 금융과는 무관한 공학 분야를 전공했던 그는 6개월의 실직상태를 견디며 리스크 관리 회사에 들어갔다. 일단 자기가 성장하고 싶은 분야에 발을 담그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거기서 경력을 쌓은 그는 제도권으로 넘어 와서 필요한 스킬셋과 경력을 수집하듯이 회사를 옮겨다녔다. 그가 설계한 커리어의 포트폴리오가 완비되자 꽤 유명한 회사에, 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이직을 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 이후 그는 높은 급여와 직업적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해 주는 그 회사에서 뿌리 내리기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40 넘은 나이에 더 좋은 회사를 찾기도 힘들뿐더러 설령 그런 회사를 찾더라도 직업적 안정성을 헤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신사업 발굴과 커리어 관리의 유사성
훌륭한 커리어 관리는 일반적으로 훌륭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도달 가능하되 쉽게 달성 가능한 하찮은 목표가 아니어야 하며 인생에서 지향하는 삶의 의미를 뒷받침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이해의 노력과 본인의 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필수적이다. 부족한 역량을 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러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으로 나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어떤 포지션으로의 이동이 가장 합당할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미션이며 이를 위해서는 치밀하면서도 끊임없는, 구체적인 활동들이 수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설령 실직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수풀 속에 웅크린 사자처럼 때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개인이 커리어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벌이는 활동들은 성장 동력이 다한 기업이 신사업을 발굴하는 과정과 놀랍도록 유사한 면을 보인다. 아래 설명하는 내용은 기업의 신사업 발굴에 대한 설명이다. 아래 글에서 “회사”라는 단어를 “나”라는 단어로 바꾸어 다시 읽어보자. 전달하는 의미가 전혀 왜곡되지 않는다. 이어서 다음 글에는 기업의 신사업 발굴 사례와 발굴 방법론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커리어 관리 방법론을 설명하고자 한다.
변화하는 환경하에서 현상의 유지는 도태를 의미한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변화할 지가 생존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1. 변화 방향에 대한 이해를 위해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 2.“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성장성 있는 시장을 발굴하는 것, 3. “회사”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 4. 부족한 역량을 채워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등이 “회사”의 존립 및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