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성장했나?
토요일과 일요일엔 데이트를 해서 틈틈이 공부했다. 토요일엔 수원에 놀러갔는데 하필 '포폴 리뷰 참관' 신청과 딱 겹치는 바람에 수원가서 수원행궁도 못 돌아보고 차 안에서 포폴 리뷰 내용만 주구장창 들었다. 하지만 현직자의 취준생 포폴 리뷰는 어디서도 보기 힘들고, 다른 취준생의 포폴을 구경하는 것도 드물기 때문에 집중해서 들었다. 얻은 건 굉장히 많았다. 이건 간략하게 브런치에 정리할 예정. 일요일엔 카페에서 그룹 프로젝트 인터뷰를 했다. 연인에게 틴더를 사용해보라고 하는 여자친구, 제법 멋져요. 마치 솔로인 것처럼, 실제 상황처럼 해준 덕분에(^^!)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걸 토대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방향성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감이 왔다. 땡쓰, 연인! 그래도 이제 틴더는 안 돼.
1. 포폴 리뷰 참관
2. 제로베이스 그룹 프로젝트
1) 사용자 인터뷰(인뎁스 인터뷰)
2) 사용자 인터뷰(컨텍스추얼 인터뷰)
3) 인터뷰 내용 정리
1. 포폴 리뷰 참관
UIUX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논리다. 내가 기획한 이 앱을 사람들이 '왜' 써야 하고, 또 나만의 엣지는 무엇이 있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비즈니스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내가 쓰고 싶어서'라는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가설을 세우고, 논리를 펼칠 수 있는 방법은 데이터다. 정성/정량적 데이터를 근거 삼아 가설과 논리,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서는 이 내용을 '한 눈에'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헤드카피만 보고도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면접관은 시간이 없다. 깨알같이 쓴 내용을 꼼꼼하게 읽을 정도로 여유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요소가 중요하고, 한눈에 지원자의 논리를 파악하고 싶다.
UI를 지망하는 디자이너여도 UX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UIUX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찾기 때문에 비주얼만 보여주는 건 좋지 않다. (실제로 놀랐던 부분이 한 분은 UX 전개는 부족했지만 그래픽을 굉장히 잘 쓰셨는데, 그분은 꽤 혹평을 받았다. 기획배경 및 앱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다는 이유였다. 반면, 굉장히 심심한 그래픽에 구성이었는데 전개와 논리가 탄탄하다고 칭찬 받은 분도 계셨다.)
유저 인터뷰 및 유저 리서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저 인터뷰는 총 2가지가 들어갈 수 있는데, 앱을 기획할 때 가설을 세우는 단계에서. 또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사용성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진행해야 한다. 이 2가지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가장 중요하고, 어쩌면 취준생에게 가장 어려운 코멘트. '비헨스, 노트폴리오'를 참고하지 말아라. 비헨스 디자이너라는 말이 업계에서 약간 조롱처럼 쓰일 정도로 비헨스 무드가 나면 일단 서류 탈락이다. 내가 논리를 갖고, 그걸 포트폴리오로 시각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타인의 포트폴리오에서 논리를 끌어다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참고하고 싶다면, 실무를 하고 있는 현업자의 포트폴리오나 그에 대한 팁을 확인하는 게 좋다.
이외에도 수많은 팁들이 있었다. 덕분에 어떤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지 감이 대강 온다. 포트폴리오를 참고하지 말라고 한 건 아마 디자인 적인 요소 포함 논리 구조를 따라하지 말라는 뜻 같아서 현업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 정도는 분석해 볼 생각이다. 학원에서 찍어내는 듯한 포트폴리오는 만들고 싶지 않아서.
2. 제로베이스 그룹 프로젝트
연인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틴더 사용성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총 1시간으로 1차로 데이팅앱에 대한 인뎁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2차로 태스크를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떠오르는 생각을 말로 하게끔 하여 인사이트를 즉각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3차는 컨텍스추얼 인터뷰를 진행해 틴더 사용의 맥락을 파악하고자 했다.
성실히 답변해주고, 또 내가 가설로 세웠던 문제들을 그대로 겪은 덕분에 가설 검증에 성공했다. 추가적으로 기능이 아닌,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상호작용 문제를 겪어 해결하면 좋을 부분들도 발견했다. 처음에 <틴더>의 사용성을 개선한다, 라는 말을 들은 연인은 '틴더는 피처도 심플하고 잘 만든 앱이라 쉽지 않겠는걸?'이라고 답했지만 직접 사용하고 태스크를 수행하는 과정을 거치니 '고칠 게 많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가장 중요한 건 트레이드 오프를 어떻게 설득시키냐인 만큼 디자인 사용성 개선과 데스크 리서치를 동시에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그래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발견해서 기분 좋은 하루!
나 좀 성장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