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권 챌린지 - 0001
오늘부터 1,000권 독파 및 서평 챌린지를 한다. 시작은 이러했다. 우리회사 부대표님이 유튜브에서 패트릭 벳-데이비드의 유튜브 영상을 봤다. 패트릭은 "비즈니스-협상-인간 본성-부(돈)"각 주제에 대해서 250권을 읽었는데도 스타트업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도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흔한 비즈니스 책들처럼 최근 핫했던 기업 트렌드를 분석하며 시작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우선적으로 분석할 대상을 '나 자신'으로 보고 시작한다.
인간이 가장 큰 가능성이자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도 처음부터 공감이 되니 술술 읽혀나간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5수를 앞서 보라'이다. 체스에서 그랜드 마스터는 15수를 앞서 보지만 비즈니스는 두발 빠르면 망한다는 맥락과 일맥상통하게 5 수만 앞설 것을 권하는 게 아닌지 싶다. 패트릭 말 마따라 선제적 대응, 전략을 세우면 정말로 이길 것 같다.
마이클 거버의 사업의 철학에서는 사업가, 관리자, 기술자로 분류하는데, 이 책은 사업가, 사내기업가(회사 내에 사업군을 맞거나 창조해서 인센티브를 창출), 조언자(리더의 오른팔 혹은 2인자), 인센티브 베이스 영업자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인 중간관리자는 없고 사내기업가 수준의 창조적인 인재가 이끄는 사업팀으로 구분한다.
원칙이 많다. 사업 전체적으로 5가지 원칙, 각 원칙마다 평균 3~7가지의 기준이 있고 별도의 부록으로 친절하게 자신을 분석할 때 쓸 수 있는 좋은 질문들 모음과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한 동기 분석 툴, 그리고 사업하면서 매 순간 만나는 문제 상황을 감이 아닌 도표로 정리하여 해결할 수 있는 공식도 제공한다. 비즈니스의 X값을 찾아내는 공식은 TF를 꾸릴 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고 감사하게 쓸 예정이다.
읽으면서 모든 챕터마다 나에게 뼈 때리는 말을 많이 해준다. 상당한 압박감과 함께 '할게 아직 너무 많은데?' 이 생각이 나를 압도한다. 그만큼 성장의 업사이드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 자신을 제대로 분석했으면 이제는 상황 분석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상황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을 권고한다. 이 부분에 많은 과거의 경험이 떠올랐는데,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투자금과 시간 대비 보상을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기억으로 많이 떠올랐다. 자체 리소스로 일을 처리한다 하더라도 견적서를 내듯이(이 책에서는 ITR이라는 공식) 지체된 시간의 경제적 손실을 대시보드나 시각화 자료로 구성원들에게 꾸준히 공유하고 눈에 띄는 곳에 알게 했더라면 더 좋은 쪽으로 프로젝트를 매듭지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알고, 현재 사업현황과 현안문제를 분석해서 초기 스타트업의 무덤을 지나쳤다면 이상적인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업이 힘에 부칠 때면 이럴 거면 혼자 사업할까?라는 생각을 초기에는 상당히 많이 했는데, 그것이 철저한 착각이라는 것을 알려주신다. 누구나 콘실리에리(마피아조직 구성에 조언자)가 필요하고,
비즈니스는 전쟁인데, 전쟁을 혼자 하는 사람은 없고 어떤 게임이든 혼자 게임에 뛰어든다면 반드시 필패한다는 말이 이상적인 조직 구성에 더 목숨 걸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이상적인 조직을 구축한 다음에 기하급수적인 확장을 이야기한다. 사내기업가형 인재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자금조달을 하기 위해 10가지 사전 질문들(내가 준비할). 제프 베조스도 55군데의 사업제안 후 단 20% 수준만 초기 자금을 5천만 원 수준으로 조달받았다고 한다. 대다수가 인터넷이 뭔지 모르던 시절이었고 제프 베조스가 인터넷 상거래 문을 열자 이후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투자유치가 쉬웠던 시절을 묘사한다. 최근 시황과 비슷해 기억에 남는다.
딱 하나만 빼고 비즈니스는 스포츠는 같다. 패트릭은 비즈니스를 스포츠와 많이 비교하는데, 유일하게 다른 점을 속도라고 말한다. 스포츠에서는 기술을 가르칠 수 있지만, 속도는 가르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은 메뉴얼과 시스템으로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순히 조직을 구분하고 나누는 것이 아닌 일의 진척 관리 체계와 피드백과 공유와 마감기한으로 속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것을 '머니볼' 전략에 따라 데이터 기반으로 추적해서 결과물에 대한 재 진척 관리를 통해 개선을 하고 이후에 시스템으로 도입해 기하급수적 성장을 하게 만든다.
며칠 전 브런치에서 주최한 브런치 북 수상작들 중에서 네이버 DNA 팀 김진영 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데이터 기반 조직과 제품 자체에 대한 데이터 기반 개선에 대한 인사이트를 보고 영감을 받아 공유한다. https://brunch.co.kr/@lifidea/44
작년에 대기업 자회사로 국내 증시에 상장해 큰 성공을 이루신 분에게 배운 내용과 겹치는 것이 있다. 60명 조직으로 분사해 300명 조직으로 가는 과정에서 200명 이상까지도 직접 다 면접을 보시면서 채용하셨다고 한다. 또 적절한 피드백을 '드라이'하게 해서도 개선되지 않는 인원에 대한 해고하는 것 또한 '직접' 마주한다는 점에서 리더들은 통하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에 매뉴얼을 만들고 계량화 시키는 지만 사자형 인재(사내기업가형)에게는 기본적인 규칙(권한과 책임)과 미션만 존재할 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나도 비슷하게 흉내 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나 혼자 뿌듯했다.
힘의 균형을 움직이는 전략을 익히는 마지막 챕터다. 한글이 어색해서 원문서를 보면 Master making power plays.라고 쓰여있다. 직역하면 힘의 게임을 마스터하라. 내가 종사하는 산업군에서 거대기업을 이기려면 소셜미디어와 시장에 던질 메시지를 정해서 스토리텔링 하라고 한다. 그랜드 카돈의 10배 성장과 비슷하게 SNS 활동량을 강조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정해서 던지라고 한다. 그러면 대기업에 골리앗 방식의 마케팅과 제품에 비해 월등한 비교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끝으로 패트릭은 조언한다. 시장에 명확한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 세상이 나에 대해 제멋대로의 해석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은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내놓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세간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워한다. 미국인들도 마찬가지 인가 보다. 저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정확하게 목소리를 내고 또 많이 내라고 한다. 무명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무섭게 와닿는다. 알려지지 않고 세속에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을 기본적으로 많은 이들이 동경하고 겸손의 미학으로 생각하는 세상이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확하게 틀렸다면 인정할 줄 알면 되는 문제다.
사실 이 책은 저자부터가 몇천 권의 책을 읽으며 수립한 100가지에 가까운 기술들이 있다. 모두 다 실천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두고 실행해봐야 할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뜬구름 잡지 않고, 개념을 늘어트리는 책이 아닌 완전한 경영실전서이다. 곁에 두고 여러 번 읽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