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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Aug 14. 2021

우리가 만약 재난을 예측할 수 있다면?

원컨선(OneConcern)의 기후테크

[출처] Unsplash


지난번 <기후 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이브 모셔의 <만조선> 프로젝트를 접했다. 이브 모셔의 프로젝트는 과학적 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악된 해수면이 상승하면 물에 잠기는 위치를 분필가루로 표시한 활동이었다.


그는 2007년 뉴욕 맨해튼 남쪽의 바다와 접한 지역을 다니며, 해발 300m 즉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는 경계선을 분필가루로 그리며, 그 과정 속에서 나눴던 시민들과의 대화를 기록했다. 초반엔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목격자였던 주민들을 자신의 프로젝트 참여자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




'기후테크' 란 무엇일까?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 비즈니스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 'ESG'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즈니스(기업)의 친환경에 대한 책임, 사회적 책임, 건전한 지배구조 등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ESG 중 가장 앞에 놓인 Environment, 친환경에 대한 책임을 위해 탄생한 '기후테크'는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 에너지 분야

[출처] Unsplash

쉽게 말해 청정에너지,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비즈니스다. IT를 기반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스마트 그리드 개발 회사들 또한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그리드?

지능형(Smart)와 전력망(Grid)이 합쳐진 말로, 기존 전력망에 IT를 접목해 에너지 소비 및 전력 수요 관리에서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2. 식품, 농업 분야

[출처] Unsplash

음식물 낭비나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회사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존의 축산업을 대신할 식품을 개발하는 회사가 포함된다. 또한, 부족한 농장 및 농작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스마트팜 회사도 이에 해당한다.


미국의 비욘드마트를 대표적인 대체육 회사로, 스마트팜 회사로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엔씽을 꼽을 수 있다.


3. 모빌리티 분야

[출처] Unsplash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할 전기차, 수소차, 전기자전거 등의 친환경 이동수단을 개발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공유택시, 공유자전거 등 공유경제와 모빌리티를 결합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힘쓰는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들도 예로 들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자연재해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점점 기후테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글에선 자연재해를 사전에 분석하고 예측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기후테크’를 개발하고 있는 원컨선(OneConcern)이라는 스타트업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한국은 아직까진 기후 재난에 취약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기후테크 산업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진 않았다고 보이지만, 미국이나 일본 같은 국가에서는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각광받을 분야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덕분에, 이번 글을 쓰는데 참고한 대부분의 자료는 해외 기사를 번역할 수밖에 없었다)




RaaS (Resilience as a Service),

회복 탄력성을 위한 서비스

[출처] Unsplash

RaaS는 Resilience as a Service의 약자로, 재해에 닥쳤을 때 회복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RaaS를 기반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회사로 재해 과학과 머신러닝을 결합해 종합 재해 방지 시스템을 제공하는 ‘원컨선’을 꼽을 수 있다.




AI 통해 재난을 예측하는 

원컨선(OneConcern)

[출처] Github

원컨선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출신의 AI 분야 전문가 앤드류 응(Andrew Ng)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We’re working to make disasters less disastrous”를 미션으로, 쉽게 말해 재해 예측, 재해 평가, 손실 추정을 위한 AI를 개발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원컨선의 CEO인 아마드 와니(Ahmad Wani)는 2014년, 파키스탄과 인도의 접경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홍수 속에서 7일 동안 고립됐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때부터 그는, 자연 재해에 대한 장기적인 복원력을 구축하는데 전념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원컨선을 세상에 탄생시켰다.


원컨선은 도시의 모든 요소에 고유한 디지털 지문을 할당하는데, 이로써 불과 4년 만에 재난 예측의 정확도를 15분 이내, 85%까지 올릴 수 있었다. 현재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인 미국과 지진과 쓰나미와 같은 고질적인 재해를 겪고 있는 나라인 일본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SOMPO holdings에서 도합 약 523억 원($45M) 투자를 받으며, 2021년 6월을 기준으로 일본의 최소 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실제로, 일본의 지진 발생 횟수의 비율은 전 세계의 18.5%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원컨선이 

기후 데이터를 활용하는 

[출처] Unsplash

원컨선은 AI 기술과 머신러닝, 그리고 기후과학적 배경지식으로 재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AI 기술을 통해 자연재해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도시 인프라와 이전의 재해 데이터를 결합해 피해를 예측하고 보강이 필요한 곳에 예방 방법을 신속하게 알린다.


재난 지역은 원컨선이 보유하고 있는 재해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고, 원컨선으로부터 인명구호 혹은 대피소 건설 등 재해 위험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원컨선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으로는 이전에 예측할 수 없던 재난 위험을 발견해, 빠르게 대피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종합 재해 방지 시스템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눌  있다.


1) 대비 (Preparedness)

과거 재해 시나리오를 분석해, 다가오는 자연재해에 대해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데이터의 해상도, 그리고 역동성을 높일 수 있기에 가능했다. 고객이 건축 환경, 자연환경 등 노출되어 있는 배경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2) 응답 (Response)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단계다. 확률적이고 역동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비상사태를 명확히 분석해 시기적절한 결정과 대응 계획을 도출할 수 있다.


3) 완화 (Mitigation)

원컨선은 보다 빠르게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했다. 고해상도, 그리고 역동적인 예측을 통해 취약한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를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피해 상황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한 주거 시설이 남아있는 지역을 파악해, 신속한 대피를 위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특히 재해가 발생하면 그 지역 일대가 마비돼 피해 지역을 빠르게 도울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원컨선은 해당 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한 루트를 빠르게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역 인구 수와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구호, 생필품을 필요로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기후테크와 보험업과의 상관관계?

[출처] Unsplash

최근 원컨선이 코어로직(CoreLogic)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보험, 재보험, 그리고 보험연계증권과 기상재해와의 잠재적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그 피해를 추정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원컨선은 코어로직이 재난 발생과 피해 규모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돕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복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유익한 데이터를 건네줄 수 있다.


코어로직은 원컨선에 지역적 취약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경제 데이터를 전해준다. 발생할 수 있는 재해 시나리오 모델링과 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위험 규모를 예측하고 리스크를 완화하는데 서로 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로써 이들의 파트너십은 사람들의 경제 데이터와 재해 데이터를 결합해 위험 노출 정도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복원 솔루션을 구축해나갈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최근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원컨선은 빌딩에 가해지는 충격을 예측한다거나 빌딩의 취약성과 회복성을 신속히 분석할 수 있는 툴을 발표했다. 이들이 건물의 손상 추정과 회복력을 위한 머신러닝 모델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라 홍수 재해의 경우 해안, 도시 등 다양한 지역을 기반으로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며,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보다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모델링을 개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막대한 데이터를 보다 전략적으로 매핑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밀접해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교외지역과 인구와 건물의 밀집도가 높은 도시 모두 적확한 재난 해결 솔루션을 공급받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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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컨선 홈페이지

<OneConcern to expand in Japan with $45M Investment> by gt

<Oneconcern taps into CoreLogic's data and models> by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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