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앞에서 멈칫한 이유, 문제집 버릴까 남길까?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by 슈가레이블

책장 앞에서 멈칫한 이유, 문제집 버릴까 남길까?


슈가레이블입니다.

중1 아들은 2024년부터 올해 2025년 12월까지 디딤돌 생각독해 문제집 1권부터 5권까지 꾸준히 풀어왔습니다.


처음 1권을 펼쳤을 때만 해도 디딤돌 초등 독해력에 비해 긴 글을 읽는 것이 어렵고,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아 힘들어하던 아들의 모습이 기억나네요. 그러나 매일 한 글감씩 읽고 사고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글을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성장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5권을 모두 끝내고, 10월부터는 수능 독해 시리즈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수능 독해 1권을 풀고 있는데, 글은 더 길고 문제 구성은 확실히 복잡해졌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들은 예전같이 어려워하기보다 차분하게 글을 따라가며 생각보다 잘 해결해 나가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확신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문제집만 풀었을 뿐인데 지난 시간들이 참 의미 있더라고요. 오늘은 분리수거 날이라 책장 정리를 했는데요.



생각독해 001.jpg

아들이 다 푼 문제집들을 책장에서 한 권씩 정리해 내려놓던 중, 생각독해 문제집 1권부터 5권 다 푼 문제집이 눈에 보였습니다.


모서리가 닳고, 연필 자국과 지우개 가루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문제집들. 순간 멈 짓 해지더라고요.



버릴까? 남길까?



다른 문제집들은 단권화로 되어있기에 분리수거하기가 조금은 더 수월했는데 이렇게 같은 시리즈로 문제집이 꼽혀 있으니 혼자 딜레마에 빠지는 거 있죠.


일단 머리로는 생각독해 시리즈를 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장은 이미 또 다른 문제집들로 가득 차 있고, 앞으로 해야 할 공부는 더 많아져 새로운 문제집들로

구성해야 하는데...


하지만 마음은 그리 쉽게 움직여지지가 않더라고요.


이 문제집들에는 아들이 한 걸음씩 공부해 온 성장 기록이고, 그 과정에 담겨 있는 시간과 감정까지 함께 남아 있으니까요. 매일 한 지문을 꾸준히 읽어내던 순간들, 잘 안 풀려서 읽고 또 읽었던 표정, 다시 연필을 잡고 풀어내던 모습.


그런 작은 장면들이 문제집을 보는 순간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생각독해 003.jpg

이상하게 아이의 흔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감성적인 맘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문제집을 남겨둔다고 해서 그 시간이 더 소중해지는 것은 아니고, 버린다고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괜히 감성팔이 엄마 되어서 공간만 더 지저분해지는 거 아닌가?



아들의 성장은 이미 제 머리 속 안에 자리 잡고 있을 테니, 그리고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마음을 결정했습니다.

다음 공부해야 할 교재들을 넣고 꺼낼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는 일도 성장의 과정 아닐까 생각하면서요.

또 수능독해 시리즈 3권이 이 자리를 차지하겠죠. 그래도 혼자 생각독해와 이별인사는 했습니다.


“정말 수고했어. 그리고 고마웠어.”



아... 저는 왜 이렇게 아들 물건을 하나 버릴 때마다 이렇게 멈 짓거리는 지 모르겠습니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보내는 마음으로 생각독해를 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수능독해와 새로운 길을 걸어나가도록 도와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