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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Feb 26. 2023

[직당라이프]안정적이고 확률높게 승진하는 법

제가 얼마 전 직장 내 처신에 대해서 몇 가지 글을 쓰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저 자신을 일종의 실험대상으로 삼은 결과가 이번주에 팀장 승진으로 나왔기에, 그동안 느낀 점들을 몇 가지 글로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충분히 실력이 있고 회사에 공헌하고 있는 분들이 승진에서 뒤쳐지고 극단적으로는 조직에서 쫓겨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데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1. 서론 - 승진의 법칙


모든 회사는 승진자를 결정함에 있어 '인사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설령 공식적인 취업규칙으로 인사위원회를 두지 않았더라도, 비공식적이고 암묵적인 인사위원회는 열립니다.

그게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의 티타임을 통해서일지라도요.

이처럼 몇몇 인원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가 승진자를 결정하는 이상, 승진의 법칙은 아주 단순합니다.


'나의 승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

'나의 승진에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사람'

'나의 승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


인사위원회에서 승진에 성공하는 경우는 다음의 두 경우입니다.

1) 적극 지지하는 의견이 다수인 경우

2) 한 명 이상의 적극 지지 의견과 그 외 모든 위원의 의견이 중립인 경우


반대로 승진에 실패하는 경우는 다음의 두 경우입니다.

1) 한 명 이상의 적극적인 반대의견이 있는 경우

2) 반대의견은 없지만 지지의견도 없이 위원 모두가 중립인 경우


결과적으로 다음 두 가지가 안정적인 승진의 조건, 넓은 길이 됩니다.

첫째, 인사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명 이상의 적극적인 지지자를 만든다.

둘째, 인사위원회 참여 인원 모두에게 찍히지 않는다.


 

2. 구체적으로 어떻게하면 한 명 이상의 지지자를 만들 수 있는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말수를 줄여라. 

상사와 반대되는 의견은 말하지 말라. 

상사와 충분히 친밀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1) 상사도 사람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인간은 아예 없습니다.

자기 의견에 반대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예뻐보일리가 없죠.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그 사람과 이미 충분한 신뢰관계를 구축하여, '얘는 늘 나를 생각하는 놈인데 이놈이 이렇게 반대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상사는 당신이 미처 모르는 회사 내외부 정보를 접하고 있으며 회사의 의도에 대해서도 더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업무경험이나 지식 또한 당신보다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상황에서 '감히 뭘 알지도 못하면서 날 반대해?'라고 반감을 살 가능성이 크죠.


물론 정말로 당신이 옳았고 상사가 몰랐거나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사의 평가나 생각이 달라질 일은 없을겁니다.

오히려 '나도 실수한 것을 자기는 맞췄다 이거지?'라는 반감만 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견 결론은 인사위원회에서 나를 적극 지지할 가능성이 낮게 된다는 것이죠.



2) "생각하지 말라는 소리냐? 일이 잘못되어도 괜찮은거냐?"란 생각이 드신다면


저부터가 그랬습니다.

예전에 직장 선배들에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얘기를 들으면 겉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생각하지 말고 그냥 까라는 건가?', '분명히 이렇게 하면 문제가 생길텐데 괜찮은건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을 크게 잘못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한 번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전화로 주식매매를 한다고 할 때, A종목을 1,000원에 사라고 중개인에게 매수주문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중개인이 A종목을 사는 것은 바보짓이다, 사더라도 1,000원에는 사지말라고 하면서 내 매수주문을 입력하지 않고 있다고 해봅시다.

얼마나 짜증나겠습니까?


여기서 주식계좌 주인은 회사고, 저나 여러분은 주식중개인입니다.

회사는 법인이란 실체없는 존재이다보니 직원을 써서 일하는데 그 의지가 여러분의 상사를 통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나 여러분이 상사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반대의견부터 말하는 것은, 주식 매매주문을 냈는데 중개인이 자기 판단에 따라 매매주문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과 매한가지인 것입니다.



3) 반대의견을 말해도 괜찮은 사이가 된다는 뜻은 적극지지자가 되어준다는 말과 같습니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면 상사도 많이 힘듭니다.

위의 임원과 밑의 팀원들 눈치를 동시에 봐야 합니다.

중간다리란 것이 말이 좋아 중간다리지 양쪽 모두 나한테 말해놓고 어떻게 되었냐고 추궁당한다는 뜻입니다.


무조건 실적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충분한 지원을 해주거나 시간을 주지도 않습니다.

밑의 똑똑한 후배나 외부의 경력직이 내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지 우려해야 하는 동시에, 내가 우수한 중간관리자라면 위의 임원이 나를 은근히 견제하거나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의 판단이 옳다는 절대적인 확신을 갖기란 어렵습니다.

더욱이 한 번의 판단 실수가 잘못하면 자리를 내놓는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받을 압박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확실한 내 편이 말해주는 반대의견'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지 않겠습니까?



4) 반대의견을 말해도 괜찮은 사이가 되는 방법은 각양각색, 천차만별입니다.


결정적으로 "그러면 어떻게 상사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습니까?"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방법이나 수단은 천차만별입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상사는 골프가 수단이 될 수 있고, 서로 담배를 핀다면 담배타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방법은 상사에 따라 각양각색이겠지만 어떤 상사이건 변하지 않는 두 가지 원칙은 있습니다.

첫째, 내 상사에 대한 칭찬 외에는 다른 사람과 상사 얘기를 하지 말 것

둘째, 상사와 공식적 업무시간 외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것


상사에 대한 좋은 평가, 칭찬 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회사사람들과 상사에 대한 얘기를 하면 안 됩니다.

건전한 비판은 단순한 뒷담화가 되고 불만은 상사의 무능이 될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얘기는 돌고 돌아 언젠가 상사의 귀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상사와 공식적인 업무시간외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는 바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도 있어서 사적인 얘기를 거의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점심이건 저녁이건 둘만의 식사시간, 출퇴근 시간, 담배타임, 간단한 치맥 등의 시간에는 아무래도 사적인 얘기도 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그런 시간이 쌓이다보면 인간적인 친밀감과 유대감이 생기게 됩니다.



3. 어떻게하면 나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자가 없게 할 수 있는가?


가장 깔끔한 방법은 회사 내 주류세력에 들어가 인정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확고한 주류세력 없이 2대, 3대 파벌이 있는 회사 또는 외부에서 경력직으로 아무 연고도 없이 들어온 경우에는 쓰기 어렵습니다.


왕도적인 방법은 다른 부서, 본부가 하는 일에 절대 반대의견을 내거나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설령 내가 주류세력에 들어있고 그 안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속한 세력에 대한 충성심과 소속감을 보이는 차원에서라도 때로는 다른 부서, 본부가 하는 일 심지어는 사장이 하는 일을 비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5번 반대하고 비판할 기회가 있다면, 1번만 하도록 줄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폭발력 있는 얘기는 절대 내가 하면 안 됩니다.

눈총을 받더라도 폭발력 있는 얘기는 입 꾹 닫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노력했음애도 나에 대한 반대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5명이 생길 것을 3명, 1명으로 줄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어차피 세상은 확률게임 아니겠습니까?



4. 마치며


이렇게 잘난 듯 글을 썼지만, 실은 제가 겪은 어려움에서 비롯된 '내돈내산(?)' 교훈입니다. ㅎㅎ

저 스스로가 이 글처럼 행동했다면 조직 내 생활도 훨씬 더 편해졌을 것이고, 팀장 승진도 아마 더 빠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의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본인이 원하시는 때에 빠르게 승진이란 성취를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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