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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Feb 28. 2023

[직딩라이프]MZ세대가 경기침체기에 꼭 알아야 할 것들

mz세대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습니다만, 통상 1981년생부터 2012년까지를 지칭한다고 합니다.

일단 이 정의에 따르면 아슬아슬하게 저도 mz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 모든 연령대를 한 데 묶는 것은 매우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의 모든 직딩라이프 글에서 mz직장인은 1989년생부터 1995년생, 2017년 이후 입사자로 정의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체감상 1989년생부터는 확연하게 저나 제 윗세대와 생각이 다른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고, 그러한 1989년생이 28살에 입사했다고 하면 2017년이 되고 1995년생이 28살에 입사하면 딱 2023년이라 이렇게 정의를 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5~6년을 기준으로 경기침체기를 보내면 퇴출대상 1호가 될 것이다"



1. MZ직장인의 회사생활 스타일은 경영자, 오너에게는 아주 곤란했을 것이다.


모든 mz직장인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mz직장인이 보여주는 큰 틀에서의 공통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점, 

연봉이나 조건을 확실히 챙기는 점, 

경제적 자유에 대한 관심이 크기에 투자에 적극적인 점,

회사내에서의 승진이나 평판에 비교적 관심을 덜 기울이는 점,

업무지시를 받더라도 이유나 배경을 설명듣고 납득을 하기를 원하는 점 등


이러한 mz직장인의 모습은 회사에 있어서는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승진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승진제도는 회사원들을 비교적 저렴한 투자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핵심기제입니다.

한정된 승진자리를 놓고 승진후보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할수록, 생산성 증대와 혁신이 나올 수 있음은 물론 자발적인 야근과 업무량 증가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회사 내의 모든 직장인이 MZ직장인처럼, "승진 뭐하러 합니까? 워라밸은 깨지고 몸은 망가지고 스트레스만 늘어나고... 그렇다고 인생이 바뀌는만큼 연봉이 늘어날 것도 아니고... 그냥 승진은 다른 사람이 하시고 전 주어진 월급만큼만 일하겠습니다."란 태도로 일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는 더 이상 경영자, 오너가 갑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경영자, 오너가 을이 되어서 시간외수당은 수당대로 다 챙겨주고, 각종 인사고충도 다 해결해주고, 업무분장도 공정하게 배분하고 등등... 경영자나 오너 입장에서는 직원들 움직이기가 아주 곤란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MZ직장인 스타일이 가능했던 이유 - 거시환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MZ직장인 스타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경영자나 오너들이 착해서가 아닙니다.

거시환경이 그런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로 586세대의 은퇴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60년대생들은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100만명씩 태어난 세대로 이들이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사기업에서는 60세 정년보다 빠르게 퇴직한 이들도 적지 않았겠으나 2021년부터는 의심의 여지없이 사회 모든 분야에서 586세대들이 경제활동인구에서 사실상 탈락하게 됩니다.

아무리 자동화로 인력을 효율화한다고 해도 4500만 경제활동인구 중 매년 100만명씩 은퇴하는데 일할 사람을 충원하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둘째로 MZ직장인이 취업하기 시작한 2017년은 지나고보면 경제가 괜찮았거나 괜찮아지는 시기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확한 시점을 잡기는 어렵지만 경기는 2010년대 중반을 접어들며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얼어붙었던 경기가 대폭 공급된 유동성으로 자산을 밀어올리기 시작한 것도 2014년 이후입니다.


셋째로 사회적 인식변화와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워라밸이 논의되던 시기였고 김영란법이 생기면서 기업들의 접대문화도 조금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52시간제 정착이 시도되었고 직장내 폭언, 갑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벌도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MZ직장인이 2017년 이후 현재와 같은 업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3. 경기침체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기침체기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조용한 퇴사부터 워라밸을 챙기는 것까지, MZ스타일의 직장생활을 위한 절대적인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최소한 지금 받는 월급이 밀리지 않으면서 승진은 하지 않더라도 짤리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침체기는 이러한 전제조건을 합법적으로, 심지어는 여론의 지지를 받아가며 박살낼 수 있습니다.

정규직에 대한 해고가 적어도 법적으로는 쉽지 않은 우리나라지만, 거의 유일한 예외가 경영상 사정에 의한 해고입니다.

경기침체기는 실제로 경기가 어렵고 기업의 매출이 급전직하하므로 기업들도 귀찮은 사전작업이나 시나리오 필요없이 정말로 대법원 판례상 인정되는 기업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하면 됩니다.


이 때도 기업들이 MZ직장인의 업무스타일을 지켜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같은 MZ직장인 내에서도 다른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업계에서 투자분야와 같이 신입때부터 베테랑과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하며 본인의 실력과 가치를 명확한 숫자나 이익으로 입증한 경우가 아닌 한, MZ직장인 중 대다수는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잘해야 유망주, 기대주일 것입니다.


어떤 MZ직장인은 예전과 똑같이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는다면 전 야근 1분도 못합니다"말하는데, 바로 옆에서 다른 MZ직장인이 "일만 주십시오.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똑같은 유망주, 기대주를 모두 안고갈 수 없다면, 회사나 상사 입장에서는 직장생활에 친화적(?)인 MZ직장인을 데리고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평소에 내가 받은 월급만큼만 한다, 내 업무가 아닌 일은 설령 여유가 되더라도 하지 않는다, 직장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사적인 얘기를 하지 않는다 등등 

철저하게 비지니스적으로만 대했다면, 회사도 아무 부담없이 비지니스적으로 그 사람부터 정리하려 할 것입니다.



4. 마치며


회사는 기본적으로 조직입니다.

유재석처럼 본인 스스로가 하나의 아이콘이자 확실한 수입원이 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직장인이 아닙니다.

현재 잠시 어떤 회사에 속해있는 것일뿐이죠.


반대로 말하면 저를 포함해 절대다수의 직장인은 그게 되지 않기 때문에 직장에 있습니다.

이 점은 오너가 아닌 CEO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다 똑같습니다.


제 글의 결론은 절대 비굴하게 잘리지 않기 위해 온갖 불합리, 부조리를 감수하자가 아닙니다.

구태여 결론을 짓자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자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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