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지원자 면접관A 100점, B 63점-면접은 운이다

by 열혈청년 훈

저도 경험해본 일이긴 한데....

서류전형, 필기시험, 1차 실무면접까지 모두 무사히 마치고 이제 대망의 2차 임원면접만 남았는데...

거기서 떨어지면 정말 멘탈을 부여잡기 힘듭니다.


'거기서 이렇게 말했어야 하나?'

'그 대답이 실수였나?'

'너무 진지했나?'

'너무 재치있게 보이려 했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 면접관에게 욕하거나 뺨을 때리지 않은 이상 - 운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얼마 전에 저희 회사 채용절차가 적정했는지를 점검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보다가 면접점수 항목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어라?'


공공기관의 채용은 블라인드로 진행됩니다.

지원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면접관도 면접관 A, B, C, D로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똑같은 지원자인데 면접관들이 준 점수가 완전히 달랐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01 지원자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면접관 A~D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A-01지원자가 하는 말을 같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면접관 A는 100점을 주고 면접관 B는 63점을 주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점수가 갈릴 수 있나?

더 재밌는 것은 면접관 C는 90점을 주고 면접관 D는 72점을 주었습니다.


결국 똑같은 지원자를 A와 C는 매우 고평가하고, B와 D는 매우 안 좋게 평가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추측컨대 뭔가 그 지원자는 면접자리에서 정형적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게 제대로 먹힌 사람에게는 100점, 90점의 평가를 받는 것이고 그걸 질색하는 사람에게는 63점, 72점이라는 탈락하게 될 점수를 받은 것이겠죠.


여기서 '아하! 그렇구나, 그러면 나는 면접을 가서 무난하고 일반적인 얘기만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면 짧은 생각이십니다.


왜냐하면 이건 극단적인 케이스라 제 기억에 남은 것일 뿐, 저런 경우가 1건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점수분포의 차이가 저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면접관 A와 C가 80점 후반에서 90점 초반의 점수를 준 지원자를 면접관 B와 D는 70점 초반에서 80점 초반을 주어 양쪽의 평가가 갈린 케이스는 은근히 더 있았습니다.


물론 면접관 A, B, C, D 모두 이구동성으로 높은 점수, 다 낮은 점수를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는 누가 보더라도 의심의 여지없이 뽑아야하는 인재 또는 최우선적으로 걸러야 하는 사람이었겠죠.


그래서 제가 서두에서 면접은 결국 운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나는 별 생각없이 한 말인데 그게 면접관에게 울림을 줄 수도 있고,

나의 성별, 출신지역, 학벌, 말투 그것이 무엇이건 면접관이 싫어하는 포인트라 낮게 받을수도 있는겁니다.


회사에서는 이 문제점을 당연히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회사에서건 - 여건이 안 되는 회사, 규모가 너무 작은 회사 등을 제외하면 - 무조건 면접관을 복수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존재니까, 그 편견을 억제하는 등 여러 사람의 눈을 통해 실수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진짜 인재를 놓칠 확률은 더 높아지긴 합니다.

왜냐하면 백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것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다수일 수는 없으니까요.


혹시 최근에 2차 면접, 최종면접에서 떨어지셨습니까?

얼마나 마음에 상심이 되시겠습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다만,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몰아세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최종면접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그 실력과 자질은 이미 일정한 검증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번에는 단지 나와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것이고, 그간 갈고 닦은 노력은 반드시 빛을 발할 것입니다.


오늘도 이 땅의 모든 취준생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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