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에서 시원하게 사이다! 일침을 가하는 상상!
한 번도 안해본 직장인이 과연 있을까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좀처럼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 마디로 집단지성의 힘이죠.
그간 쓴소리를 한 사람 치고 잘 된 사람이 1명이면 잘 안 풀린 사람, 꼬인 사람은 99명이었을테니까요.
저도 멋모르고 혈기만 왕성한 시절에는 그런 선배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들 바보라서, 몰라서 말을 안 한 게 아니더군요.
감히 건방지게도 그 때는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안 한거였습니다.
회사에 쓴소리를 한다 = 문제 지적입니다.
그러면 그 문제를 일으킨 사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 문제를 뭉개고 있었던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아니, 그러면 명백히 회사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말인가요?!"
이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네.
왜냐하면 당신이 회사 오너는 아니시잖아요?
이렇게만 하고 글을 끝내면, 이제 '열혈청년은 무슨... X꼰대, 기득권 다 되었군'소리를 들을 것 같아, 조금만 더 상세히 풀어보고자 합니다.
회사에 쓴소리를 해봐야 소용없는 이유,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도 했던 실수긴 한데, 회사는 당신이 지적하기 전에도 이미 그 문제를 알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회사가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가만히 있는 이유는, 문제를 해결할 본질적 해결책을 추진할 타이밍, 돈, 여유, 사내정치 역학관계 등이 무르익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근본적으로 산업 자체의 쇠퇴와 같이 안다고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경우일수도 있구요.
다만, 무조건 문제를 말해선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 제기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주장 자체를 입틀막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또 다른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남들도 해결책을 모르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한 확률로 있습니다.
단지 그 해결책의 실행을 위해서는 전사적인 인식이 바뀌거나 오너가 다르게 생각해야 하거나 막대한 재원투입이 필요하거나 등등 그런 이유 때문에 추진이 어려우니 해결책을 알아도 말을 안 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인상 깊게 본 미생의 한 장면이 딱 말하고 싶은 바를 말해줍니다.
미생을 보면 극중 오과장이 내부고발을 하고 문제를 바로잡고 차장으로 승진도 했지만 결국 퇴사를 사실상 종용받게 되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장면이 나옵니다.
https://youtu.be/lwlz1SMXRok?si=zb7i1XI697ZKLTxs
회사의 잘못된 점을 고치면 모두가 좋습니다.
그 좋은 것은 1/N로 돌아옵니다.
내가 오너가 아닌 다음에는 말이죠.
그런데 내가 제기하고 해결한 문제로 인해 나를 철천지 원수처럼 생각하게 될 사람이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일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확실한 원한을 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허들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하더라도, 바로 이런 이유로 굳이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내부가 아닌 경우, 내부에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 회사 내에 확고한 지위를 구축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서 나에게 원한을 누군가 갖더라도 감히 나를 건들 수 없는 경우
그런 경우에는 얼마든지 질러도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일개 평범한 회사원, 학벌도 없고 누구나 선망하는 법조경력도 없는 변호사 1에 불과합니다.
물론 성격상 마냥 주어진대로만 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계란을 던질 때 던지더라도, 때를 봐서 던져야지 아무 때나 던져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좀 더 우리 사회의 사회인식과 법적인 제도가 문제제기하는 사람을 지켜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직장인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