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수하 Sep 08. 2020

3화 이 정도면 회사는 충분히 다닌 것 같아

강수하 영상일기

이 정도면 회사는 충분히 다닌 것 같아
어느 날 내가 말했다
"회사 때문에 내 성격까지 더러워지는 거 같아"
내 말을 듣고 친구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너는 30% 회사로 이루어져 있구나”
내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가 설명을 시작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자아가 형성되기 전이니 제외하고
나머지 네 인생 30년 중 10년 정도를 회사에서 보냈으니
뭐 30% 정도 되는 거 아니겠어”
그 순간 나는
내 인생을 통째로 갖다 버리고 싶어 졌다
친구는 내 속도 모르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앞으로 네가 회사를 계속 다니는 한
그 비율은 계속 올라가겠지”라고
지금까지 회사에 다니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나에 대해서
그리고 회사에 대해서
나는 조직생활과 맞지 않다는 것
나는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회사는
더 이상 나와 함께 커갈 생각이 없다는 것
이곳에서 나와야 한다는 게 확실해 진지
몇 년이나 됐는데도 퇴사 하지 못 했던 건
회사나 일에 미련이 있어서 라기보단
이만한 일자리를 다시 구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이 내 인생을 갉아먹는 데도
나는 그대로 보고만 있었다
친구가 다시 말했다
“네가 100살까지 산다 쳐도
너는 이미 인생의 10% 를 회사에서 보낸 거야”
그리고 이번엔 내가 말했다
"그러네, 회사는 이제 이 정도면 충분히 다닌 거 같아"


https://youtu.be/O66h1DAueRc?cc_load_policy=1

작가의 이전글 돈 워리 스위티, 잇 윌 비 오케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