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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희씨 Sep 04. 2018

철저한 독자 인게이지먼트 전략이 성공 이끈다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 참여 후기 1

지난해 미디어오늘 주최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를 처음 다녀와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때 받은 충격을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레거시’, ‘동영상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 그리고 ‘브랜드 저널리즘’이었다. 기존 신문과 방송을 레거시로 부르는 수많은 연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로 신문과 방송을 보는 나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돼 반갑고도 놀라웠다. 그리고 이제 기업들도 언론에 홍보하는 시대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미디어가 돼 자신들의 스토리로 브랜드 저널리즘을 구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브랜드 저널리즘이야말로 바로 시민단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를 통해 새롭게 들은 이야기들로 흥미로웠지만 막상 지역에 돌아와서는 그 흥미를 이어갈 수 있을만한 시도도 발견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올해도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작년에 한번 받은 충격 탓인지 올해는 좀 덜했다. 올해 인상적으로 들었던 발표들은 꼭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독자 인게이지먼트부터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많은 매체들이 독자 연구에 꽤나 공을 들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디어는 독자 없이는 생존할 수 없기에 기존 언론에서 새롭게 만드는 채널이나 미디어 스타트업계에서 가장 주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독자 인게이지먼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들의 콘텐츠의 타깃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타깃 오디언스가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일 터이다. 20~30 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레거시 매체들만 아니라 미디어 스타트업에서도 독자로 끌어오고 싶어 하는 세대인가 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이들의 타깃 오디언스는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많이 언급했다.   

   

레거시 미디어인 MBC가 젊은 세대들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MBC14 F'의 기획자 김정아 디지털 저널리스트는 발표에서 뉴스를 보지 않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왜 뉴스를 보지 않는지, 어떤 뉴스를 보고 싶은지 등을 철저히 조사했고, 그들에게 맞는 뉴스 기사를 쓰기 위해 수없이 고치는 걸 무한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뉴스 스크립트를 만들기 위해 실험하고 있다고 했다.      


CBS의 서브채널 씨리얼, 재기 발랄한 동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를 만드는 신혜림 PD 역시 35세 이하 독자들을 타깃 오디언스로 정해 그들에게 맞는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내 친구가 공유할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북저널리즘을 하고 싶다는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는 디지털 시대 뉴스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며 저널리즘만의 고유한 시각과 통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독자 조사를 했더니 뉴스를 봐도 깊이가 부족하고 맥락을 알기 힘들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그래서 시의성 있는 주제에 맥락을 살필 수 있는 깊이 있는 내용을 결합시키는 북저널리즘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뉴스의 유료화는 시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뉴스는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게 굳어진 현실에서 콘텐츠를 유료 화하고서도 잘 나가는 미디어 스타트업들도 있다. 이번에 알게 된 퍼블리라는 매체 역시 고객의 언어로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다는 모토로 고객중심(독자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 멤버십 독자들을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기존 언론의 독자 인게이지먼트 전략도 있다. 중앙일보의 ‘더오래’는 독자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소소한 스토리를 기사로 써내 독자 참여를 늘려가고 있단다.      


그렇지만 밀레니얼 세대가 TV를 보기 힘든 이유가 콘텐츠  때문이 아니라 매체를 이용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성연 닐슨코리아 부장은 밀레니얼 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에 대한 발표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주로 모바일로 동영상 시청을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은 전체 동영상 소비의 20%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며, 뉴스 소비 역시 20대의 경우는 주로 모바일을 이용해 본다고 설명했다. 방송의 경우 프라임 시간대인 17시에서 23시까지 밀레니얼 세대의 시청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이 시간대에 TV를 볼 여유가 없어서란다.      


발표자들이 독자인 게이 먼트 전략을 발표하는 걸 들으면서 내내 우리 지역의 매체들도 타깃 오디언스 조사라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걸까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지역언론은 독자 참여보다는 출입처 중심의 콘텐츠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레터는 끝난 줄 알았는데…


내가 일하는 충북민언련도 매주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메일 350여 명에게 메일을 보냈고 수신 성공률은 15~18% 정도였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거치면서 꾸준히 생산해낼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 주춤했고, 올해는 거의 뉴스레터를 보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어서 굳이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잘 만든 뉴스레터는 오히려 독자들과 더 끈끈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앞서 말한 퍼블리도 뉴스레터로 독자들과 만나고 있고 이슬아 작가는 #일간 이슬아를 발행해 매월 1만 원을 낸 회원들에게 메일로 매일 수필을 한편씩 써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일간 이슬아는 올해 콘퍼런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표자이기도 했다. 매일매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 보내는데 이 글에 기꺼이 돈을 내고 위로받았다 말하는 독자들이 있다니.....그 어떤 플랫폼도 활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콘텐츠로 사람들을 끌어오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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