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남주병을 앓고 있는 우리 집 코로나 베이비
우리 집 양반은 취향이 참 마이너하다. 게다가 한번 꽂히면 주야장천 파는 오타쿠…
근데 이것도 유전이 되나 봐…
뽀로로에서는 뽀로로가 아닌 에디를.
아기상어를 보고 치치를.(망치상어)
애착인형은 토끼도, 강아지도 아닌 해마를 들고 매일 등원하는 30개월 우리 아기.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정말 이것도 유전일까? 싶은 게 많다.
첫 번째로 위에서 언급한 서브남주병이 그렇고
두 번째로 나의 예민한 성격과 감각을 고대~로 물려받은 우리 딸의 모습이 그렇다.
남편은 아주 두 여자 사이에서 쉴 수가 없다고, 안 그래도 늙어가는데 다크서클이 없어지질 않는다. 미안…
입 짧은 것도, 양 적은 것도, 복숭아 좋아하는 것도 닮았다.
아 당연하게 외모 쪽은 정말 빼박이다.
손가락 발가락은 (다행히도) 나를 닮았고, 예쁜 콧대와 동그란 이마와 뒤통수는 아빠를 닮았다.
발톱 모양까지도. (우리 딸의 외모 지분은 현재 아빠70 나20 기타10정도)
언어 발달의 폭발기인 돌과 두 돌 사이에 느지막하게 육아휴직을 쓴 나 때문 인지 말투는 정말 나랑 똑같다.
“~~~ 해줄래?” “그래가지구~” “지인~짜?” 뭐 이런 나랑 똑같은 말투를 쓸 때마다 소오름…!!!
매일매일이 전쟁 같고 온몸에 성한 곳이 없는 육아+워킹맘 생활이지만 나와 남편을 닮은 부분을 보면 낳길 잘했다 싶기도 하다.
오늘도 더 놀고 싶고, 잠자기 싫어서 한 시간을 뒹굴뒹굴하다가 잠드는 걸 참느라 속에서 천불이 나고
결국 엄마는 화딱지가 한번 나서 아기를 한번 울렸지만, 결국은 나에게 안겨서 자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 사르르 녹는다.
사실 우리 부부는 내로라하는(?) 딩크 부부였다.
두세 달에 한번 여행을 다니고, 취향도 식성도 너무 잘 맞고, 무엇보다 우리 남편의 섬세한 면이 헐랭이인 나를 잘 커버(?)해줘서 3년간의 알콩달콩한 신혼을 즐겼다.
아이는 우리에게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버거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k장남 k장녀병이랄까…?
2019년 연말 마카오에서 여행을 즐기다가 갑자기 여기저기 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체온체크를 하길래 뭐지? 했더니
한국에 돌아오니 그게 코로나였다고 하더라. 그렇게 코로나가 풀리길 기다리며 1년… 2년… 흐르다 보니 애기가 생겼다. ㅋㅋㅋ
그리고 2022년 코로나가 제일 심할 때 (임산부라 백신 못 맞아 마트 출입도 못하던 때 다들 기억하려나?) 출산을 했다.
인마- 너 코로나 덕에(?) 세상 빛 보게 된 거야!
그렇게 태어난 우리 딸은 오늘도 자기 전에 망치상어 얘기를 해달라고 한다.
엄마의 창의력을 매일밤 테스트하는 우리 딸… “옛날 옛날에 깊고 푸른 바닷속 용궁에 힘이 아주 센 귀상어가 살고 있었대~… (블라블라)“
늘 백상아리 공주님을 찾아서 여러 바다를 탐험하는 귀상어 아저씨 스토리지만 매번 해달라고 하는 걸 보면 재미있나 보다.
글재주가 없는 나이지만 매일 아기가 하는 예쁜 말들과 나의 여러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브런치를 시작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