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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재였던 서은우 Jun 18. 2024

축구 좋아해. 근데 '미식'인.

미식축구 이야기 1



 나는 팀을 좋아한다.


 '소속', '연대'와 같은 개념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는, 구성원들이 공동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 개인 혹은 집단에 닥치는 고난과 역경을 '함께' 극복하고 팀 정신을 발휘하여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며 흥분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었고, 최근 내 MBTI인 ESFJ의 특징을 찾아보았을 때도 '조화와 균형 중시', '집단의 일이나 목적을 개인보다 앞세움', '팀워크 장려' 등이 있었는데 대체로 맞는 것 같다.

 

 나는 월드컵 한정 훌리건 비슷한 것이 되는데, '축구'라는 하나의 매개로 국가를 대표하는 훌륭한 선수들이 팀을 이루어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경기를 보는 것이 좋고, 격렬한 경기 중에도 나오는 스포츠맨십이 좋고, 가끔은 부당한 것에 저항하며 화를 내는 인간적인 모습이 좋다. 그리고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이 시기만큼은 한 마음 한 뜻을 갖고 응원하는 것이 나는 너무 좋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Ted Lasso>라는 Apple TV+ 드라마가 있다.

미국에서 미식축구 코치였던 Ted가 축구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로 영국 런던의 축구팀 감독을 맡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후 구단, 선수, 스텝 각자의 문제들, 리그 강등 이슈 등 현실에 있을 법한 에피소드들로 전개가 된다.

 이 드라마를 처음 보기 시작할 때는 속으로 '쟤는 왜 저래?', '오합지졸끼리 난리 났네.'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팀워크로 하나 되어 쾌거를 이루는 서사를 보게 되면 어느 순간 나는 과몰입러가 되어 캐릭터 개개인에 이입하고 드라마 상 가상의 팀인 AFC리치먼드(이하 '우리 팀')를 사랑하고 있다. 우리 팀의 앙숙으로 나오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는 실존하는 팀인데도 괜히 얄미워할 정도로 말이다.

Fig.1  Apple TV+ <테드 래소> 중 한 장면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좋아하는 다른 하나는 <All or Nothing: Tottenham hotspur>라는 스포츠 다큐멘터리이다. 포체티노 감독에서 무리뉴 감독으로 교체되는 시점의 프리미어리그팀 토트넘 홋스퍼 FC(이하 손흥민 선수가 있는 한 '평생 우리 팀')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이다. 현실이기에 훨씬 더 불편한 상황들도 있지만 그들의 치열한 노력과 열정은 나를 매번 감동시킨다. 아직도 토트넘의 레전드 조합으로 불리는 fantastic4, DESK라인(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해리 케인 선수를 지칭)의 사진을 보면 가슴이 찡해진다. 여담으로 여기서도 평생 우리 팀의 런던 더비로 웨스트햄이 또 등장한다...

Fig.2  DESK



 나는 팀스포츠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미식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미식축구 얘기를 하고 싶어서 앞서 축구로 열심히 빌드업한 것이다.

1년 반 전쯤에 우연히 쿠팡플레이에서 NFL(National Football League) 경기를 중계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본적인 룰도 몰랐지만 선수들이 헬멧과 어깨보호구를 차고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부딪혀가며 경기하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스트레스가 풀렸다. 내가 하면 안 되고 할 수 없는데 해보고 싶은 위험하고 스케일 큰 상상의 실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 충돌테스트처럼.

Fig.3  미식축구 경기 장면(좌)     Fig.4  차량 충돌테스트(우)


 '미국 영화에서 "Touch down!" 이러면 이겼던 것 같긴 한데...'

경기를 좀 더 재밌게 보고 싶어서 룰도 찾아보고 응원하는 팀이랑 선수도 정했는데, 특히 '미축남'이라는 유튜브를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아래 첨부한 사진은 당시 공부하며 써뒀던 메모 중 하나인데 지금 보니 웃긴 것들이 많다. salary cap은 왜 찾아봤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 영화 <Draft day>를 감명 깊게 보고 있을 때였겠거니 싶다.

Fig.5  내 메모(좌)     Fig.6  영화 <드래프트데이> 포스터(우)


 나의 얕은 지식으로 미식축구 룰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하겠다.

Fig.7  미식축구 경기장

 미식축구를 가장 쉽게 설명하면 '땅 따먹기'라고 많이들 한다.

 경기장을 보면 양 끝에 골 포스트가 있고 그 앞에 각각 엔드존이 있다. 그 사이는 플레잉 필드인데 공격진이 공을 가지고 제한된 시간과 횟수 안에 상대 진영의 엔드존으로 들어가면 6점의 점수를 얻는다. 이것이 많이 들어 봤을 '터치다운'의 개념이다. 터치다운을 하면 필드골 등의 추가득점 기회가 또 있다.

 앞서 언급한 시간과 횟수는 쿼터와 down을 의미하는데, 1쿼터가 15분이고 경기는 전반, 후반 각 2쿼터 씩 총 4쿼터로 진행된다. 공격진이 4번의 down, 즉 공격 기회를 갖는데 이 안에 10야드 이상 전진하게 되면 down의 누적 횟수는 리셋되어 first down이 되면서 다시 4번의 공격권이 주어지나, 10야드 이상 전진하지 못했을 경우 공수가 교대된다.


Fig.8  포메이션 예시

첨부한 그림의 중앙 쪽을 자세히 보자. 빨간 유니폼을 입은 61번 선수가 공을 잡고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빨간색 팀이 공격이고, 흰색/파란색 팀이 수비다. 축구와는 달리 미식축구는 한 팀에 공격 11명, 수비 11명, 키커나 홀더 같은 스페셜 팀까지 포함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팀의 공수 상황에 따라 해당 포지션의 선수들이 투입된다.

 포지션 중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쿼터백’은 공격팀을 이끄는 매우 중요한 롤이다.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상황 판단하여 수비를 따돌리며 공을 가지고 뛰거나 공격 방향으로 전진해 있는 리시버에게 패스를 하는 롤로, 그림의 상황에서는 아마 61번 센터 뒤에서 공을 스냅 받을 준비를 하는 5번 선수일 것이다. 그리고 선두에 일렬로 서 있는 포지션을 보통 공수 각각 오펜시브 라인맨, 디펜시브 라인맨이라 한다. 포메이션은 게임 전략 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쿼터백 패트릭 마홈즈 선수의 경우는 상황 판단 능력은 물론, 패싱 가능 거리도 길며 패스 정확도가 높아 현재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리시버 트레비스 캘시와 함께 좋은 성적을 냈다. 2024년 2월에는 축구로 치자면 월드컵 결승 경기라 할 수 있는 제58회 슈퍼볼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상대로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Fig.9  슈퍼볼 우승 트로피



서론이 길었지만, 다음에는 이어서 슈퍼볼 관람과 미식축구 체험기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출처

cover image  Instagram/@genf_seoul(www.instagram.com/p/C7vZmsxpmtM/?igsh=YjB2bm1nMWh4ZDJn)

Fig.1  Apple TV+ <Ted Lasso>

Fig.2  Namu.wiki. DESK(토트넘 홋스퍼 FC)

Fig.3  Instagram/@chiefs(www.instagram.com/p/C69l3dfv55c/?igsh=dnhkeDIyOHh1amZp)

Fig.4  매일경제 최기성 기자 '[유레카]미국 한국 쏘나타 충돌테스트 결과는 '데칼코마니'', 2015.08.23

Fig.6  왓챠피디아

Fig.7  freepick.com, Flat design american football field

Fig.8  Nike, 'A Beginner's Guide to American Football Positions'(What Are the Positions in American Football?. Nike CA)

Fig.9  Instagram/@chiefs(www.instagram.com/p/C3PNIUVMasG/?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sheet)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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