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박수인

‘설명하기 어려워. 그러니 그냥 직접 봐.’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말로 설명하려는 순간 폭력적이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계속 단어를 고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그러므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그런 이야기들은 한 사람을, 현상을, 세계를 한 문장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바보 같은지를 천천히 알게 한다. 그렇게 서서히 알게 하는 이야기의 방식에는 침묵처럼 고요한 긴장이 있다. 그 고요한, 그러나 불안한 긴장을 알아차리는 마음, 그 조용한 불안 옆에 가만히 서 있어 보려는 마음이 차곡차곡 쌓일 때 그 이야기가 완성된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들은 음악을 닮았다.

요약할 수 없음.
한 마디로 줄일 수 없음.

시간을 견디어 내어 통과할 때에만 의미를 획득하는 음악을. 그래도 언젠가 그런 것들을 말로도 전달하는 꿈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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