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회란 무엇인가

by 박수인


좋은 음악회란 무엇인가. 가령 지난 10월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한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스트라빈스키는 좋은 음악회였다. 그들의 연주는 완벽에 가까웠고, 그래서 대단히 감동적이었다. 그렇지만 내게는 또 다른 종류의 좋은 음악회도 있다. 연주에 아쉬움이 좀 남아도, 무대 위 연주자들의 치열한 기운이 전해질 때 커다란 감동이 인다. 그 결과로서의 음악을 들려주기까지, 그들 개개인이 연주를 위해 연마해 온 시간, 함께 고민하고 애썼을 마음들이 내게 와 닿는다.


그래서,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음악에, 자주 아쉬움을 느낀다. 청중 앞에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나태한 연주에는, 때로 화도 난다. 그래서 실망스러운 음악회에 대해 무언가 써야 할 때 괴롭다. 음악회에 대한 아쉬운 감정, 혹은 주관적인 기분이 평이 되어서는 안 되므로. 좋다고 생각되는 음악회보다도 더 냉정하고 정확하게 듣고 판단해야 하므로.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음악회의 여러 관계자에게, 기관에게, 청중에게, 음악계에 ‘필요한’ 것이어야 하므로. 그러니 괴롭다. 의견 보탤 가치가 없는 음악회에 관해 무언가 써야 할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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