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100_ Day 72. 진동벨
진동벨은 약속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손바닥만 한 검은 진동벨을 준다. 플라스틱 표면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직원은 “울리면 오세요”라고 짧게 말한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음료를 진동벨로 대신 맡긴다.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커피머신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가 뒤섞인다. 시간이 지나면 진동벨이 손바닥에서 또르르 울린다. 망설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카운터에는 약속된 음료잔이 놓여 있다.
배움도 약속이다. 아침 10분 독서, 퇴근 후 한 페이지 정리, 잠들기 전 한 줄 기록. 시간으로 정해 둔 학습 루틴은 나와의 약속이다. 피곤하다고 미루고 약속을 깨면 안된다. 짧더라도 지키면 쌓인다. 일상에서 반복된 약속은 습관이 된다. 습관은 방향을 만든다. 어느 날 진동벨처럼 신호가 온다. 이해가 또렷해지고, 생각이 정리된다. 지켜온 약속의 결과다. 성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약속을 지켜낸 시간의 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