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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하다 Mar 25. 2024

음란물로 분류되었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의 출판 금지 사건 

20세기 오뒷세이아라고 불리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미국과 영국에서 음란죄로 출판 금지를 당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일랜드 출산 작가에 미국의 잡지에도 연재되었던 소설은 결국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율리시스 초판, 1922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파리




《율리시스》는 1922년 2월 2일, 제임스 조이스의 자신의 40번째 생일에 맞춰, 파리의 너무나도 유명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에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의 문학적 형식과 내용에 대한 관습을 파괴하는 대담한 시도로,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뛰어넘는 실험적인 스타일과 내면의 독백, 그리고 일상의 사소한 세부 사항을 깊이 있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실비아 비치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조이스의 작품에 큰 인상을 받고 직접 출판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품 《율리시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의문을 갖게 됩니다. 영국 소설의 초판이 프랑스에서 출판되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율리시스》는 당시 혁신적인 형식과 직접적인 성적 묘사의 이유로 당시에는 그리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음란물로 간주되어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책의 판매가 금지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1921년 "리틀 리뷰(The Little Review)라는 잡지에 연재되던 중 음란물로 판결받아 연재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검열과 음란성 논란



소설은 인간 경험의 솔직하고 때로는 충격적인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특히 성적인 주제와 언어의 사용은 과감하면서도 가감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소설은 당시의 도덕적 기준에 크게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 내에서의 성적인 장면들, 특히 레오폴드 블룸이 몰리의 자위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그 당시 많은 독자와 검열관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당시 대부분의 사회에서 금기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소설의 음란성 논란은 미국의 잡지사 "리틀 리뷰"에 연재가 되는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1918년부터 연재를 해오던 소설은 1920년 "Nausicaä" 부분을 연재하면서 기소되었습니다. 이 챕터에 언급한 블룸의 자위행위 장면이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21년 재판에서 《율리시스》의 원고를 연재한 이 잡지는 음란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율리시스》 또한 사실상 금지되었습니다. 1920년대 내내 미국 우체국은 이 소설의 사본을 회수하고 불태우는 작업이 계속되었습니다.




음란물 협의를 재판에서 변호하는 모리스 에른스트(왼쪽에서 두 번째), 뉴욕, 1933년, 뉴욕 타임즈




1921년의 판결로 《율리시스》는 사실상 음란물로 분류되었기에 영미문화권에서는 출판의 불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10년이 넘게 지속 됐습니다. 1932년 미국의 출판사 랜덤 하우스와 변호사 모리스 에른스트는 프랑스어판을 수입하고 세관에서 사본을 압수하도록 주선했습니다.


에 대한 가장 주목할 만한 법적 싸움은 미국에서 벌어졌습니다. 1921년, 이 작품의 일부가 "리틀 리뷰" 잡지에 연재되는 과정에서 음란물로 간주되어 법적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의 출판과 배포가 금지되었고, 이 금지는 1933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1932년에 미국의 출판사 랜덤하우스와 변호사 모리스 에른스트는 《율리시스》의 프랑스어판을 수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설은 세관에서 압수당하고 맙니다. 랜덤 하우스 측은 이러한 조치에 이의를 제기했고, 1933년 뉴욕 지방 법원에서 책은 음란물이 아니므로 외설적일 수 없다는 판결을 받게 됩니다.


당시 판결 내용을 요약해 보면 작품 전체를 통틀어 문학적 목적과 가치를 살펴봤을 때, 개별적으로 음란해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았을 때 문학적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판결은 미국 내에서 《율리시스》의 출판과 배포를 합법화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단지 《율리시스》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문학 작품에 대한 검열의 범위를 재정의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법적 승리는 다른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의 출판에 대한 길을 열었고, 문학적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데 중요한 전례를 마련했습니다.




논란 이후...



초기의 논란과 금지에도 불구하고, 《율리시스》는 결국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작품은 문학적 형식과 주제에 있어 혁신적인 접근으로 인정받으며, 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디오 드라마 《율리시스》,  RTE Radio




소설은 서사 구조, 내면의 독백,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문학적 형식을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조이스는 전통적인 플롯 구조를 벗어나, 단 하루 동안의 시시콜콜한 사건들의 나열을 통해 인간 심리의 깊이와 복잡성을 묘사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사용된 의식 흐름 기법 (Stream of Consciousness) 은 인물들의 내면적 사유 과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독자가 캐릭터의 의식 속으로 깊이 들어가 이해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자품은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현대 문학의 발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욱이 소설은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탐구를 통해 문학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조이스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인간의 욕망, 두려움, 그리고 꿈을 드러내고, 동시에 당시 사회에서 금기시되었던 주제들을 솔직하게 다루어 냈습니다. 특히 성, 죽음, 그리고 종교와 같은 주제를 과감하게 다루 냈고, 인간 실존의 복잡성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율리시스》는 이러한 주제들을 직시함으로써, 문학이 인간 경험의 모든 측면을 포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율리시스》를 즐기는 방법



《율리시스》는 출판된 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들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소설은 단순히 문학적 성취를 넘어서, 현대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 참조되고 재해석되었으며, 그 중요성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율리시스》는 문학과 인문학 교육에서 필수적인 텍스트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학습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문학적 형식의 혁신, 내용의 깊이, 그리고 인간 심리의 복잡한 묘사를 통해 학생들과 학자들에게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블룸스데이 페스티벌



또한 매년 6월 16일은 '블룸스데이(Bloomsday)'로 알려진 기념일을 통해 더블린에서는 축제가 열립니다. 이 날은 작품의 주요 인물인 레오폴드 블룸이 더블린을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전 세계의 문학 애호가들이 더블린과 다른 여러 도시에서 이벤트와 읽기 모임, 연극, 그리고 강연을 통해 조이스의 작품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예술, 영화, 음악, 그리고 연극 등 다양한 예술 형태에서 《율리시스》는 끊임없이 참조되고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소설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많은 현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들만의 해석을 탐구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율리시스를 모티브로 한 그림, 에이단 히키(Aidan Hickey), 아일랜드 컬처 센터




《율리시스》는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크지만 문학적 표현에 대한 한계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빛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조이스의 실험적인 기법과 창의적인 언어 사용은 문학이 인간 경험을 어떻게 포착하고 전달하고, 또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그 가치가 인정받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고, 또 논란이 있었지만 문학이 단순한 흥미나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전반적이 사고의 틀을 확장시키는 하나의 장치로써 동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높은 가치가 있는 변화와 혁신일수록 더 큰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율리시스》가 결국 우리에게 받아들여졌듯이, 더 나은 가치와 문화와 시각과 의견들이 많은 이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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